포옹 등 신체 접촉이 주는 심적 안정 효과는 무거운 담요나 로봇 등 무생물도 마찬가지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무거운 이불은 숙면 유도에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건강과 연관성이 더 뚜렷해졌다고 학계는 평가했다. 

독일 보훔루르대학교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5일 발표했다. 연구팀의 보고사는 지난달 국제 학술지 네이처 휴먼 비헤이비어에 먼저 소개됐다.

연구팀은 무거운 이불을 덮거나 로봇이 끌어안아도 심적 안정 효과가 나타나는지 궁금했다. 우울증 환자를 껴안으면 증상이 완화된다는 것은 이전 연구에서 밝혀진 사실인데, 연구팀은 무생물도 효과를 주는지 추가로 알아봤다.

불안이나 슬픔을 느끼는 아이를 부모가 안고 어루만지는 것은 본능적인 치유 행동일지도 모른다. <사진=pixabay>

보훔루르대 줄리안 팩하이저 연구원은 "신체 접촉은 심적 치유가 가능하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로, 혼자 끌어안아도 같은 효과가 있다"며 "무거운 담요나 커다란 쿠션, 로봇 등 무생물과의 접촉 역시 메리트가 있는지는 지금까지 불분명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1만 명 이상의 피실험자가 참가한 선행 연구 212건에 대한 메타 분석을 실시, 다양한 유형의 신체 접촉이 사람의 건강에 주는 영향을 조사했다.

줄리안 연구원은 "신체 접촉은 사람의 통증과 우울감, 불안을 줄여주는 것이 이번에도 확인됐다"며 "유아의 경우 부모가 접촉하면 그 영향이 현저하게 컸고, 나이를 먹을수록 접촉 상대와 친밀감은 중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스로 껴안아도 심적 안정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사진=pixabay>

이어 "선행연구의 신체 접촉은 포옹부터 마사지까지 다양했지만 어떤 유형인지는 중요하지 않은 듯하다"라며 "손길이 닿는 부위는 머리와 얼굴이 가장 효과적이며, 접촉 시간이 길어도 유효성이 늘지 않았지만 접촉을 자주 할수록 효과는 커졌다"고 덧붙였다.

연구팀 주장대로라면 우울감을 호소하는 상대방에 심적 안정을 주려면 머리나 얼굴을 짧게 여러 번 접촉하는 것이 가장 좋다. 특히 연구팀은 접촉 상대가 굳이 인간이 아니라도 효과는 있다는 점을 알아냈다.

줄리안 연구원은 "큰 인형이나 쿠션, 무거운 담요, 로봇 등 무생물도 어느 정도 접촉으로 인한 이점이 있다"라며 "물론 인간이 만질 때보다 영향은 덜했지만 플러스 요인은 파악됐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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