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으로 뽑아낸 단편영화 예고편이 최근 공개된 데 이어 AI가 만든 뮤직비디오도 속속 선을 보이고 있다. AI는 한때 인간의 그림을 뛰어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미지는 물론 영상 생성에서도 놀라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미국 싱어송라이터 어니스트 그린의 음악 프로젝트 워시드 아웃이 이달 초 내놓은 '하디스트 파트(The Hardest Part)'의 뮤직비디오는 영상 생성 AI가 만들어냈다.
오픈AI 사의 동영상 생성 AI 소라(SORA)를 이용한 '하디스트 파트' 뮤직비디오는 전체적으로 레트로 분위기가 강하다. 스쿨버스, 강의실, 학교 복도, 야경이 아름다운 거리, 자동차 등 풋풋한 학창 시절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을 연속해서 보여준다.
아직은 부정적 평가가 많다. 음악 분위기와 달리 영상이 좀 무섭다는 지적이 많이 띈다. 영상을 도중에 정지해 이미지로 보면 기괴한 느낌을 받는다는 유튜브 사용자도 적잖다. 소라의 발전이 기대된다는 호평도 이따금 보인다.
영화나 뮤직비디오 같은 영상물을 AI가 뽑아내는 장점은 여러 가지다. 일단 예산이 부족한 영화 제작자나 가수들에게 단비다. 아직은 발전 단계지만 언젠가 인간이 기획한 수준까지 올라간다면 저렴한 가격에 수많은 영상물이 완성될지 모른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영상물 창작 시도는 최근 수년간 아주 활발하다. 중국 가전업체 TCL 산하 콘텐츠 제작사 TCL tv+(플러스)는 지난 4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AI가 만들어낸 영화 '넥스트 스톱 파리(Next Stop Paris)'의 예고편을 선보였다.
해당 영상은 애니메이터와 성우, 시각 특수효과(VFX) 전문가, AI 엔지니어 등이 포함된 인간 제작진이 참여했지만 화면 자체는 런웨이(Runway)ML과 미드저니(Midjourney),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 등 AI만을 이용해 만들었다. 시계 등 일부에서 오류가 보이지만 AI가 자체 제작한 영화 예고편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생성형 AI를 이용한 영상 제작은 사진이 그러했듯 단기간에 엄청난 수준까지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하지만, 저작권 논란이나 인간의 직업 잠식 등 논란도 피하기 어렵다. 벌써부터 생성형 AI를 이용한 영상 제작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