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40광년 떨어진 우주 공간에서 지구와 금성 사이의 크기로 추측되는 외계행성이 발견됐다. 비교적 저온의 항성을 도는 것으로 파악돼 우주 생명체 탐사의 열쇠가 될지 주목된다.

일본 국립천문대(NAOJ)와 도쿄대학교, 미 항공우주국(NASA)은 23일 각 공식 채널을 통해 반지름이 지구(약 6400㎞)와 금성(약 6050㎞)의 중간인 외계행성 '글리제(Gliese) 12b'를 소개했다.

'글리제 12b'와 주성 '글리제 12'의 거리는 지구와 태양(약 1억5000만㎞)의 약 0.07배다. 주성의 온도가 낮기 때문에 일사량은 지구의 약 1.6배, 그러니까 금성과 비슷한 수준이다. 금성은 지표면에 물이 존재하지 않지만, 과거에 바다를 가졌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지구에서 약 40광년 떨어진 외계행성 글리제 12b의 상상도. 주성(왼쪽)이 저온인 관계로 일사량은 생각보다 적을 것으로 추측된다. <사진=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공식 홈페이지·R.Hurt>

항성 '글리제 12'는 태양의 약 4분의 1 크기의 M형 주계열성이다. 지구와 비교적 가깝기 때문에 NAOJ는 2019년부터 스바루망원경의 적외선 분광기(IRD)를 이용해 '글리제 12' 주변을 탐색해 왔다. 특히 NAOJ는 도쿄대학교와 공동으로 지난해 NASA의 우주망원경 테스(TESS)를 이용한 지구형 행성 관측 프로젝트에 참여, '글리제 12' 주변을 샅샅이 살폈다.

NAOJ 관계자는 "지금까지 우리가 '글리제 12b'에 대해 알아낸 사실은 공전 주기가 약 12.8일, 반지름이 지구의 약 0.96배, 질량이 지구의 약 3.9배라는 것"이라며 "지구에서 약 40광년 떨어진 저온의 항성을 도는 지구형 외계행성은 흔치않아 향후 추가 관측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어 "이 행성에는 얇은 대기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추후 정밀 관측 결과는 다를 수도 있다"며 "주성과 거리가 일반 외계행성과 비교하면 멀고 '글리제 12'가 뜨겁지 않은 관계로 금성 수준의 일사량을 받는다면 대기가 존재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아티스트가 재현한 글리제 12b의 상상도. 대기의 존재 가능성이 현재 불확실해 3가지 이미지로 표현했다. <사진=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공식 홈페이지·R.Hurt>

학계는 '글리제 12b'가 여러모로 지구와 비교해 가며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알아볼 흥미로운 천체라고 평가했다. '글리제 12b'와 주성에 대한 상세한 조사가 이뤄지면 이 행성이 생명체 거주에 적합한 환경을 가졌는지 역시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도교대학교 관계자는 "태양계 바깥쪽에 대한 탐색이 시작된 1990년대 이후 지금까지 확인된 외계행성은 대략 5500개"라며 "지구와 비슷한 크기에 암석으로 된 슈퍼지구도 여럿 포함됐지만 너무 멀어 상세한 관측은 힘들었다. 이것이 바로 '글리제 12b'가 주목받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관측 정보로만 본다면 '글리제 12b'는 물이 지금도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제임스웹우주망원경에 의한 상세 관측과 구경 30m 수준의 지상망원경의 분광 관측이 병행되면 '글리제 12b'의 비밀이 여럿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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