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에서 배양한 인공 뇌를 이용한 CPU가 유럽에서 탄생했다. 16개 인공 뇌가 동원된 세계 최초의 CPU는 학습과 정보처리가 가능해 관심이 집중됐다.
스위스 바이오컴퓨터 업체 파이널스파크(FinalSpark) 사는 31일 공식 채널을 통해 인간 줄기세포를 배양해 만든 오가노이드(인공장기) 뇌를 CPU로 활용하는 뉴로 플랫폼을 소개했다.
국제 학술지 프런티어에 먼저 소개된 뉴로 플랫폼은 각지의 연구자가 원격으로 접속해 학습이나 정보 처리를 실행하도록 설계됐다.
뉴로 플랫폼은 실험실에서 배양한 오가노이드 뇌 16개로 구성된다. 인공 뇌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세포) 및 배아줄기세포(ES세포)에서 분화 유도된 조직인데, 뉴로 플램폼에서는 iPS세포 유래의 신경 줄기세포가 활용됐다.
파이널스파크 관계자는 "연결된 전극에 의해 인간 뇌 오가노이드가 프로세서처럼 동작하는 구조"라며 "연구자는 CPU 대신 인공 뇌를 사용해 여러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뉴로 플랫폼의 인공 뇌는 멀티 전극 어레이(MEA) 4개에 수용된다"며 "각 MEA는 자극과 기록 모두 대응하는 전극 8개와 다시 연결된다"고 덧붙였다.
회사에 따르면, 뉴로 플랫폼에 입력되는 데이터는 샘플링 주파수 30kHz, 분해능 16비트의 디지털 아날로그 컨버터를 경유한다. 뇌나 신장, 심장 등 오가노이드는 수명이 있고, 뇌의 경우 몇 시간 지속되는 것이 보통이나, 뉴로 플랫폼을 위한 개량 덕에 1개당 100일의 지속시간을 확보했다.
파이널스파크 관계자는 "GPT-3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 하나를 학습하는 데 무려 10GWh(기가와트시)의 전력이 든다"며 "뉴로 플랫폼의 소비전력은 기존 디지털 프로세서의 100만 분의 1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뉴로 플랫폼의 연산능력 등 기본 스펙은 밝히지 않았다. 최근 9개 기관이 이용을 신청했으며, 총 30개 대학 역시 관심을 보였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