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부위의 크기에 불만을 가진 남성일수록 총에 집착한다는 미국 사회의 가설은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미국 텍사스대학교 샌안토니오(UTSA) 심리학 연구팀은 최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미국에서는 음경의 크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 남자들이 주로 총을 소유하고 싶어한다는 풍문이 오랫동안 전해져 왔다.
연구팀은 해묵은 가설이 지금까지 한 번도 제대로 검증된 적이 없음에도 미국 사회에서 진실처럼 통하는 데 의문을 가졌다. 시원한 해명을 위해 연구팀은 미국인 남성 1840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에 나섰다.
조사 관계자는 "연구의 바탕이 된 자료는 미국의 남성성과 성적 건강, 정치와 관련성을 조사할 목적으로 진행된 '2023년 남성성·성적 건강·정치 조사(MSHAP)' 데이터"라며 "분석 대상이 된 남성 1840명은 총기의 소유 여부 및 보유한 화기의 종류와 수 등에 대해 세세한 질문을 받았다"고 전했다.
해당 설문은 총 관련은 물론 주요 부위의 크기에 대한 만족도, 과거 확대 수술의 시행 여부 등 항목으로 구성됐다. 이를 분석한 연구팀은 성기의 크기에 대한 불만이 총기 집착으로 이어진다는 이야기는 근거가 없다고 최종 판단했다.
조사 관계자는 "설문 참가자 중 43%가 개인적으로 총을 소유했고, 11%는 군용 소총을 가졌다고 답했다"며 "이중 음경 크기가 불만인 사람은 거의 없었고, 과거 확대술을 받은 이도 7%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히려 크기에 불만이 없는 남성일수록 총 소유율과 군용 소총 소유율이 높고 총 보유 수도 많았다"며 "가설대로 크기 불만과 총 소유의 상관관계가 가장 밀접한 연령대는 18~29세 및 45~59세로, 30대는 아예 없었고 60대는 가장 약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남성이 30세 전후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는 것이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남자다움의 상징성은 연령대에 따라 중요도나 관점 자체가 달라지는 것으로 추측했다.
조사 관계자는 "남성이 30대에 접어들면 주요 부위의 크기 등 자신의 신체에 대한 생각이 전과 달라지는지 모른다"며 "이번 연구는 미국 사회에 오래 뿌리내린 인체와 총기 관련 가설이 근거 없는 낭설임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