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반려동물 인구가 조금씩 증가하는 미어캣은 야생에서 생존하기 위해 동료들과 두 가지 방법으로 소통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콘스탄츠대학교 연구팀은 11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미어캣은 동료의 답이 즉시 필요할 때와 자기 의사만 일방적으로 전달할 때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낸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앙골라와 나미비아 등 남아프리카 등지의 사바나에 무리 지어 사는 미어캣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오래 들여다봤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칼라하리 연구센터의 미어캣 여러 마리에 초소형 마이크와 전지구측위시스템(GPS)이 장착된 특수 목줄을 걸고 의사소통 방법을 면밀히 살폈다.

미어캣은 두 가지 종류의 대화 방법을 통해 험난한 야생에서 생존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그 결과 연구팀은 미어캣들이 동료의 즉각적인 답이 필요할 때, 그리고 자기 생각을 일방적으로 알려야 할 때 각기 다른 음성을 낸다고 결론 내렸다.

콘스탄츠대 야생동물학자 밥티스트 에이버리 교수는 "몽구스과 육식동물 미어캣은 꼬리로 몸을 받치고 꼿꼿하게 서는 귀여운 동물로 알려졌지만 하루의 거의 대부분을 사냥과 이동으로 보낸다"며 "포식자들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해 이들은 인상적인 대화 방법을 진화시켰다"고 전했다.

교수는 "이들의 소통 수단 중 하나는 클로즈 콜(close calls)로, 미어캣 동료 한 마리가 이 소리를 지르면 바로 옆에 있던 다른 동료가 평균 0.5초 안에 대답한다"며 "또 하나는 쇼트 노트 콜(short note calls)로, '나 여기 있어' 등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동료의 대답을 기대하지 않고 낸다"고 덧붙였다.

미어캣의 대화 방법은 일면 인간의 그것과 비슷하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미어캣들의 클로즈 콜 대화가 아주 적은 인원의 인간이 친밀하게 나누는 대화 같다고 소개했다. 또한 쇼트 노트 콜은 상대방의 반응과 무관하게 한 방향으로 쏟아내는 강연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밥티스트 교수는 "무리를 지어 사는 미어캣에게 울음소리는 대단히 중요한 신호"라며 "원래 동물의 울음소리는 한 번으로 끝나는 무의미한 행위가 아니라, 분명한 목적을 갖고 행해지는 커뮤니케이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미어캣에게 있어 동료와 소통은 사활을 건 문제로, 이들은 험난한 사바나에서 살아남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계속 진화시켰을 것"이라며 "홀로 떨어진 미어캣은 자칼이나 독수리 등 천적에 당할 위험이 크므로 간단하면서 분명한 소통 방법을 터득했다"고 추측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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