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리건 해변에서 발견된 몸길이 2m 넘는 거대한 개복치는 극히 희귀한 후드윙커개복치(Mola tecta)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호주 머독대학교 수생생물 전문가 마리안 나이가드 교수는 11일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서 이달 초 오리건 주 북부 해안가에 떠밀려 온 몸길이 약 221㎝의 개복치는 2017년 학계에 신종으로 등록된 후드윙커개복치로 보인다고 전했다.

오리건 북부 기어하트 해변을 산책하던 사람들이 신고한 거대한 개복치는 현지 수족관 시사이드 아쿠아리움(Seaside Aquarium)이 공식 페이스북에 사진을 여러 장 게재하며 유명해졌다. 기묘한 생김새와 압도적인 크기에 호기심을 느낀 사람들이 사진을 퍼 날랐고, 이를 나이가드 교수도 확인하기에 이르렀다.

이달 초 미국 오리건 주 기어하트 해변에서 발견된 개복치. 2017년 신종으로 지정된 희귀종 후드윙커개복치로 추측된다. <사진=시사이드 아쿠아리움 공식 페이스북>

교수는 "일반 개복치처럼 보였지만 페이스북 사진을 자세히 분석하면서 엄청난 희귀종인 후드윙커개복치라는 생각이 들더라"며 "목격자들의 이야기까지 취합한 결과 점점 제 생각을 굳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발견이 특별한 건 후드윙커개복치가 북반구에 서식하지 않는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라며 "정확한 결론을 내기 위해 현재 시사이드 수족관이 건넨 샘플의 유전자 분석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대형 차량과 비교해도 커다란 덩치가 눈에 띄는 기어하트 해변의 개복치 <사진=시사이드 아쿠아리움 공식 페이스북>

수족관의 협조로 조직 샘플과 자세한 사진들을 건네받은 나이가드 교수는 후드윙커개복치로 판명될 경우 이 희귀한 생물의 생태 보고서 중 많은 부분이 수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이 물고기의 생태나 진화 과정을 보다 면밀히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후드윙커개복치는 2014년 처음 발견됐다. 이를 연구해 2017년 정식 명칭을 붙인 인물이 바로 나이가드 교수다. 여러 수생생물 중에서도 개복치 같은 대형종을 연구해온 나이가드 교수는 미국과 일본 등 각국 학자들과 팀을 꾸려 조사 활동도 진행한다.

성인 여성과 비교한 기어하트 해변의 개복치 <사진=시사이드 아쿠아리움 공식 페이스북>

그는 "주로 남반구에 서식하는 줄 알았던 후드윙커개복치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연안, 심지어 알래스카에서도 발견된다"며 "이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생각되며, 오리건 주의 개체는 후드윙커개복치의 확인된 개체 중 가장 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후드윙커개복치가 포함된 개복치 류는 대략 3m, 최대 4m까지 자란다. 전체적으로 개체 수가 많지 않아 생태 연구는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포항 등지에서 죽은 개복치가 포획돼 어시장 상인들이 해체해 고기를 판매하곤 한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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