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은 학자들의 상상보다 훨씬 많은 운석과 충돌해 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학교(ETH 취리히)와 미국 브라운대학교,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행성학자들은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3일 공개했다. 이들의 관측 내용은 지난달 말 국제 학술지 네이처 애스트로노미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도 소개됐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화성에 얼마나 많은 운석이 충돌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 로버 인사이트(Insight)의 자료를 분석했다. 인사이트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검출한 화성 지진(화진) 데이터를 들여다본 연구팀은 농구공보다 큰 운석이 연간 최소 280개, 최대 360개 충돌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ETH 취리히 존 클린턴 연구원은 "운석 충돌로 화성 표면에 생기는 분화구는 8m부터 축구장에 맞먹는 크기로 생각된다"며 "이번 연구에서 드러난 운석의 화성 충돌 빈도는 그간 학자들이 추측한 것의 최소 2배, 최대 10배"라고 언급했다.
2018년 11월 27일 화성 엘리시움 평원에 착륙한 인사이트는 그해 12월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화성 지진계(SEIS)를 통해 무려 1300건 이상의 화진을 관측했다.
해당 자료를 분석하던 연구팀은 운석 충돌에 의한 화성의 흔들림이 얼마나 될지 궁금했다. 진짜 운석 충돌에 의한 화성의 흔들림만 골라내기 위해 연구팀은 화성 궤도를 도는 NASA의 정찰 위성(MRO)이 촬영한 이미지까지 대조했다.
존 클린턴 연구원은 "우리가 특정한 사례 중 눈여겨볼 것은 8개의 운석 충돌과 그에 의한 크레이터"라며 "그중 6개는 엘리시움 평원에 있는 인사이트의 주변에서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머지 2개는 97일 간격을 두고 발생한 더 큰 충돌로 축구장에 버금가는 구멍을 화성에 만들어버렸다"며 "이는 지금까지 화성에서 검출된 충돌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지진으로부터 운석의 충돌 빈도를 추측하는 접근법이 행성의 정확한 나이를 아는 데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존 클린턴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행성이 언제쯤 형성됐는지 크레이터 수로 추정한다. 표면에 분화구가 많으면 그만큼 오래된 천체로 본다"며 "지진과 운석 충돌을 결합한 우리 연구는 태양계 행성들의 나이를 보다 정확히 알아보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