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남동부 아스완에서 고대 이집트의 대규모 매장지가 새로 발굴됐다. 다층식 구조의 매장지에서 지금까지 무덤 약 30기가 확인됐으며, 향후 훨씬 많은 유물이 드러날 것으로 학계는 추측했다.
이집트 관광유물부는 지난달 말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아스완의 구릉지대에 잠들어 있던 고대 이집트 시대 다층식 매장지를 현재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나일강을 낀 아스완은 과거 스웨네트로 불린 고대 도시로 교역의 중심지였다.
무덤 약 30기에서 나온 것은 합장된 것으로 보이는 미라 여럿과 파피루스 및 삼베로 만든 부장품, 포도잎 디자인의 도자기, 암포라 항아리 등이다. 미라를 치장하는 마스크, 가슴 장식, 발 덮개도 나왔다.
조사 관계자는 "스웨네트는 고대 이집트 언어로 교역을 의미하며, 이집트 신에서 유래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과거부터 이 땅은 대단히 풍요롭고 중요한 장소였다"고 전했다.
이어 "스웨네트는 무더운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교역을 하려는 사람들이 모이기 안성맞춤인 땅이었다"며 "고대 이집트 역사의 중요한 유물들이 이곳에서 종종 발견돼 왔다"고 덧붙였다.
아스완은 이집트 정부에 의해 도굴이 근절된 2015년부터 조사가 활발하다. 여기 파견된 고고학 조사단이 발견한 아스완의 다층식 매장지는 바위를 깎아 계단처럼 조성했다. 최소 10단으로 동시대 이집트 무덤이 기껏해야 2~3단인 점과 상당히 차별된다.
조사 관계자는 "매장지는 기원전 6세기부터 조성돼 약 900년간 미라를 안치한 듯하다"며 "마케도니아의 지배자 알렉산더 대왕의 부장 프톨레마이오스 1세, 즉 소테르에 의한 그리스 프톨레마이오스 왕조가 열리는 등 당시는 역사적 사건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매우 독특한 10단 매장지의 맨 꼭대기는 고관대작들의 무덤이 자리하고, 층이 내려가면서 사람들의 계급도 차차 낮아진다"며 "발견된 미라의 30~40%가 2세가량의 유아나 신생아인 점은 상당히 특이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아래쪽 무덤의 미라들은 대부분 아이와 부모 등 일가족인 것으로 보고 있다. 아스완대학병원과 협력한 정밀 조사에서 망자들의 사인은 악성 빈혈과 감염증으로 확인됐다.
조사 관계자는 "미라의 척추를 조사한 결과 일부에서는 결핵에 걸린 사람도 있었다"며 "이번 발견은 고대 이집트 사람들의 생활상과 당시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한 질병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