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의 힘으로 작동하는 초소형 기계가 개발됐다. 학계는 이 기계가 미생물의 움직임에 관련된 연구나 물 환경 모니터링에 응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일본 도쿄대학교 대학원생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미생물에 의해 움직이는 마이크로 머신을 소개했다. 모터나 엔진 등 구동장치가 장착되지 않은 초소형 기계로, 지름 약 10㎛(마이크로미터, 0.01㎜)의 녹조류 클라미도모나스의 추진력으로 움직인다.

연구팀은 클라미도모나스의 움직임을 고려해 초소형 기계를 설계했다. 클라미도모나스가 들어가 움직일 수 있는 작은 바구니 구조물을 만든 뒤, 이를 날개처럼 2개 장착한 것과 풍차처럼 4개 연결한 기계를 제작했다. 이후 클라미도모나스가 각 기계를 움직일 수 있는지 살펴봤다.

클라미도모나스에 의해 움직이는 풍차 형태의 초소형 기계 <사진=도쿄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그 결과, 바구니 구조물에 들어간 클라미도모나스가 추진력을 내면서 기계가 제대로 작동했다. 단세포 생물의 운동에너지로 초소형 기계를 움직인 전례가 드물어 학계의 관심이 쏠렸다.

실험에 참여한 도쿄대 오다 하루카 대학원생은 "미생물 실험에 자주 동원되는 클라미도모나스는 꽤 빠르게 두 편모를 움직이기 때문에 힘차게 헤엄칠 수 있다"며 "우리가 고안한 바구니는 클라미도모나스의 편모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아 추진력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클라미도모나스가 헤엄칠 수 있는 바구니 구조물을 각각 2개와 4개 연결한 초소형 기계(위). 아래는 조류가 기계를 작동시키는 원리를 보여준다. <사진=도쿄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이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마이크로 머신은 학계의 관심을 받는 분야지만 너무 작기 때문에 여기에 탑재할 초소형 모터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며 "모터나 엔진 대신 미생물 편모로 움직이는 마이크로 머신은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연구팀은 미생물을 빛으로 유도해 기계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추가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기술이 고도화되면 초소형 기계가 각종 연구는 물론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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