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의 고대 하수도에서 거의 온전한 상태를 유지한 그리스 신 헤르메스의 조각상이 발견됐다. 헤르메스는 그리스 신화의 올림포스 12신 중 하나로, 신들의 전령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불가리아 문화부는 최근 공식 SNS를 통해 고대 유적 헤라클레아 신티카의 하수도 터에서 거의 완전한 헤르메스 대리석 조각상을 발굴했다고 전했다.
헤라클레아 신티카는 불가리아 남서부 피린 마케도니아 인근에 자리한 고대 그리스 도시다. 이곳에서는 지금까지 여러 그리스 신의 조각상이 나왔는데, 어딘가 파손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발굴에 참여한 불가리아 고고학자 류드밀 바가린스키 박사는 "전신이 멀쩡한 그리스 신의 조각상은 전례가 없을 만큼 희귀하다"며 "더욱이 헤르메스 신상은 높이가 2m가 넘을 만큼 커서 문화재로서 가치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헤라클레아 신티카는 기원전 356~339년 사이 마케도니아 왕 필리포스 2세가 이주자들과 함께 건설한 역사적인 도시"라며 "라틴어 비문이 발견된 2002년 이후 헤라클레아 신티카에 대한 발굴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값진 유물이 나왔다"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헤르메스 조각상이 5세기 땅에 묻힌 것으로 추측했다. 류드밀 박사는 "헤르메스 상의 보존 상태가 상당히 좋은 것은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땅에 묻었기 때문일 것"이라며 "이 가설은 기독교가 로마제국의 국교가 된 이후 이교의 물건들을 숨긴 역사적 사실과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불가리아 문화부는 헤르메스 대리석상을 복원한 뒤 페트리치 미술관으로 옮겨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헤라클레아 신티카 지역의 역사 및 문화의 변천과 관련된 중요한 지식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