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전을 거듭해온 파리올림픽이 어느덧 폐막을 향해 간다. 다양한 종목에서 엄청난 기량을 보여준 선수들이 박수를 받으면서 엘리트 선수들의 신체 능력이 일반인과 어떻게 다른지 관심이 쏠렸다.
올림픽 등 국제 대회에서 메달을 따는 엘리스 선수들은 시각부터 남다르다. 이들은 눈으로 들어오는 정보를 남보다 빨리 알아채고, 취사선택에도 능숙하다. 실력파 선수들은 눈을 여기저기 옮기지 않고 목표물만 응시하는 경우가 많다.
뛰어난 선수들 특유의 차분한 눈의 움직임은 조용한 눈(quiet eye, QE)이라고 부른다.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우리나라 양궁, 사격 선수들이 조용한 눈 능력이 탁월하다. 비단 과녁을 조준하는 정적인 스포츠뿐만 아니라 탁구나 배드민턴, 테니스 등 역동적인 종목에서도 조용한 눈의 진가가 발휘된다.
테니스 선수들의 눈의 움직임을 아이 트래커로 조사한 2018년 연구에서 탁월한 기술로 상대를 압박하는 선수일수록 QE 시간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 QE가 긴 테니스 선수는 빠르게 다가오는 공의 궤도 계산을 위해 충분한 시간을 확보했다.
일반인 대비 뛰어난 청각도 엘리트 선수들의 특징이다. 큰 대회에 출전 가능한 선수는 청각을 다양하게 활용한다. 경기장을 채우는 열띤 응원 속에서도 출발 신호나 심판의 지시를 정확하게 들을 수 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의 2019년 연구에 따르면, 대회 성적이 정상급인 학생 운동선수들은 연령과 성별이 같은 대조군에 비해 소리에 대한 반응이 더 컸다. 흥미로운 것은 모든 소리에 대해 민감한 것이 아니고, 운동선수는 불필요한 소음을 나름대로 차단하거나 걸러내 정신을 집중했다.
학자들은 필요한 소리만 골라 알아듣는 엘리트 선수의 청각은 코치의 고성 속에서 훈련에 집중한 성과로 추측했다. 다만 지금까지 연구 대상이 된 운동선수 중에는 골프나 사격 등 조용한 환경에서 뛰는 선수도 포함돼 정확한 이유는 불명확하다.
시각이나 청각 외에 뇌 능력도 엘리트 선수의 특징으로 꼽힌다. 운동은 주로 뇌의 바깥에 해당하는 피질에 의해 제어되는데, 일류 다이버는 공간 인식이나 몸의 움직임의 지각에 관한 영역의 피질이 두꺼운 것이 판명됐다.
창던지기와 멀리뛰기 엘리트 선수 3명을 대상으로 한 2015년 조사에서는 뇌 선조체가 주목됐다. 선조체는 뇌의 한 영역으로 대뇌피질과 시상을 연결하며, 일련의 동작을 순서대로 수행하는 등 세밀한 동작에 관여한다. 뛰어난 선수의 선조체는 일반인에 비해 활동이 활발했다.
초일류 스포츠 선수의 DNA를 조사한 2015년 연구에서는 운동 조절이나 에너지 소비를 조정하는 호르몬 도파민에 관련된 유전자와 선수 기량 사이에 유의미한 관련이 확인됐다. 반면 근육 발달에 관한 유전자는 특별한 관련성이 보이지 않았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