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유카탄반도 남동부 킨타나로 주의 고대 유적 석판 조사 과정에서 유의미한 성과가 나왔다. 이 석판에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마야 통치자의 이름이 적힌 것으로 확인됐다.

멕시코 국립인류학역사연구소(INAH)는 23일 공식 채널을 통해 킨타나로 주 코바 유적에서 나온 석판에는 고대 도시국가의 왕조와 관련된 중요한 정보들이 담겼다고 발표했다.

조사 관계자는 "코바는 마야 문명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담은 중요한 유적 중 하나"라며 "이곳에 사람이 처음 정착한 것은 기원전 350년으로, 서기 600년에서 약 400년에 걸쳐 지역의 수도로서 정치·경제적으로 크게 번영했다"고 말했다.

멕시코 킨타나로 주 코바 왕조 유적에서 발견된 거대 석판 <사진=INAH 공식 홈페이지>

이어 "발견된 석판은 상형문자로 구성되는 카르투시(장식된 틀로 둘러싸인 글자나 문장 장식) 123개가 빼곡하게 채워진 구조"라며 "석판은 코바 유적의 웅장한 피라미드에서 160m 떨어진 바위에 새겨졌으며, 크기는 11㎡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INAH는 석판이 대단히 크고 조각도 정교하고 복잡해 마야 문화의 중심지로서 코바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특히 석판에 새겨진 인물 중에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코바 통치자 이름도 포함됐다.
 
조사 관계자는 "가장 흥미로운 발견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카윌 차크 친(K'awiil Ch'ak Cheen)이라는 왕의 이름을 알게 된 점"이라며 "코바 왕조의 계보를 완성하는 중요한 정보가 담겼다는 점에서 이 석판은 고대 도시국가 권력구조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11㎡ 규모의 석판을 조사하는 고고학·역사학자들 <사진=INAH 공식 홈페이지>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학자들이 알아낸 코바 지역의 통치자는 14명으로 3명은 여성"이라며 "한 사람은 40년간 통치한 점에서 마야 왕의 강력한 권력구조를 보여준다. 또한 여성 통치자가 존재한 사실은 마야 도시국가의 성평등 문화를 엿보게 한다"고 전했다.

석판 분석 결과 코바의 지배자 대부분은 마야 신 카윌의 이름을 붙인 사실도 밝혀졌다. INAH 관계자는 "마야인들은 아마 특정 신을 통치자의 이름에 넣으면 해당 신의 권능이 발휘된다고 믿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윤서 기자 lys@s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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