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는 주변 땅이 침식되면서 계속해서 위로 밀려 올라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학자들은 이런 영향으로 에베레스트가 1년에 대략 2㎜씩 성장 중이라고 추측했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및 중국 지질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8848.86m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는 주변 히말라야의 3대 봉우리 K2(8611m)와 칸첸중가(8586m), 로체(8516m)와 비교해 확연한 높이를 자랑한다. 

UCL 지질학자 애덤 스미스 연구원은 "그간 학자들의 연구를 종합하면 에베레스트는 지난 8만9000년 동안 산 정상이 15~50m 자랐다"며 "매년 2㎜씩 이 산이 계속 높아지는 것은 에베레스트의 주변 땅 침식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지상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는 주변 강의 침식에 따른 융기로 매년 약 2㎜ 성장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진=영화 '에베레스트' 스틸>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에베레스트산의 동쪽에 자리한 아룬(Arun)강이다. 아룬강은 하류에서 코시(Kosi)강의 수계와 만난다. 수만 년 동안 아룬강은 침식 작용을 거듭했고 퇴적물이 계속해서 하류로 운반됐다.

애덤 스미스 연구원은 "상류의 아룬강은 고지에서 평평한 계곡을 동쪽으로 흐르며, 갑자기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코시강 수계와 합류하면서 가파른 경사를 형성한다"며 "이 독특한 지형이 에베레스트산의 높이와 관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조사에서 우리는 에베레스트산 근처의 독특한 수계가 주변 땅을 침식하면서 산을 조금씩 위로 밀어 올리는 사실을 알아냈다"며 "전지구측위시스템(GPS) 측정 결과 에베레스트산은 최근 몇 년간 지금까지 성장세보다 상당히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고 언급했다.

주변 강의 침식으로 인한 에베레스트의 융기는 세계에서 4, 5번째로 높은 로체, 마칼루에서도 확인됐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산의 성장을 가정한 수치 모델 시뮬레이션에서 약 8만9000년 전 아룬강과 코시강이 한차례 합류했다고 결론 내렸다. 이때 많은 물이 끌려 들어가면서 하안의 침식량이 증가했고 산의 융기가 가속화했다고 연구팀은 보고 있다.

애덤 스미스 연구원은 "이런 이유로 에베레스트는 물론 주변 봉우리도 아주 조금씩이지만 매년 커지고 있다"며 "이런 동반 성장은 등방압이 침식에 의한 지반 내려앉음보다 빠르게 산을 들어올리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이런 융기는 세계에서 네 번째와 다섯 번째로 높은 로체와 마칼루(8463m)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며 "에베레스트와 로체, 마칼루의 융기 수준은 서로 비슷한데, 에베레스트에서 남동쪽으로 20㎞가량 떨어진 마칼루의 융기율이 가장 높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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