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물론 모든 포유류의 선조인 최초 영장류의 화석이 발견됐다.

브루클린칼리지 인류학과 그레고리 만틸라 교수 등 연구팀은 1980년대 미국 몬태나 북동부 포트 유니온 지층에서 발견돤 길이 2㎜ 이빨이 가장 오래된 영장류 중 하나인 푸르가토리우스(Purgatorius) 속의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

이 화석은 6600만년 전 백악기말 거대한 소행성의 충돌로 일어난 대멸종 사건 이후 10만5000~13만9000년 뒤의 것으로 측정됐다. 

CT 스캔으로 구현해낸 푸르가토리우스의 이빨과 턱뼈 <사진=그레고리 만틸라 교수·로열소사이어티오픈사이언스 공식홈페이지>

푸르가토리우스는 플레시아다피스목(Plesiadapiformes)으로 불리는 최초의 영장류 그룹에서도 가장 오래된 속으로, 대멸종을 이겨내고 나중에 인류를 비롯해 다양한 포유류로 진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발견된 화석 5개 중 2개는 푸르가토리우스 야니사이(Purgatorius janisae) 종의 이빨로, 나머지 3개는 푸르가토리우스 맥키베리(Purgatorius mckeeveri)라는 새로운 종의 것이다.

연구팀은 CT 스캔으로 작은 화석 조각을 분석한 뒤 3D 프린터로 이빨 전체를 만들어냈다. 그 결과 푸르가토리우스 야니사이는 곤충을 잡아 먹기에 좋은 날카로운 이를 가지고 있었으나, 푸르가토리우스 맥키베리의 이는 과일을 으깨는데 적합한 뭉툭하고 둥그런 형태로 새로운 종으로서 차이점을 확실히 보였다. 다만 연구팀은 외관상 두 종을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푸르가토리우스 상상도 <사진=LiveScience 유튜브 공식채널 영상 'Ancient Human Ancestors Looked Like Squirrels' 캡처>

또한 연구팀은 이전의 발목뼈와 같은 화석 발견에서 수집된 정보에 이번 연구결과를 더해 푸르가토리우스 맥키베리를 처음으로 재구성했다. 이들은 작은 쥐 정도 크기에 다람쥐를 닮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의 영장류에 비해 훨씬 더 긴 주둥이를 가지고 있으며, 후각에 많이 의존하기 때문에 눈은 머리 옆에 붙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만틸라 교수는 이번 연구가 인류를 포함한 모든 영장류의 기원인 이들이 대멸종에서 어떻게 살아남아 번성했는지 단서를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생물은 공룡과 함께 살았던 미지의 영장류 조상에서 진화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영장류는 멸망 이후 회복된 생태계에서 번성한 최초의 주요 그룹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이 과정이 인류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의 조상이 공룡과 함께 살면서 멸종 사태를 어떻게 이겨내고 진화했는지 상상하면 숨이 멎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연구는 최근 로열 소사이어티 오픈 사이언스(Royal Society Open Science)에도 소개됐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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