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에 상륙해 엄청난 피해를 입힌 허리케인 밀턴의 눈에 평생을 기상 레이더 기술 발전에 공헌한 기상학자 피터 다지의 유골이 뿌려졌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12일 공식 채널을 통해 레이더로 허리케인을 분석하는 기술 개발에 평생을 바친 기상학자 피터 다지의 유골을 허리케인 밀턴의 눈에 투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3일 73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피터 다지는 44년에 걸쳐 NOAA에서 레이더 기상학을 발전시켰다. 밀턴은 허리케인 관측 사상 최강으로 평가되는 카테고리 5로 분류됐고, 100년에 한 번 꼴로 강력한 세력를 가졌지만 NOAA 관계자들이 비행기로 피터 밀턴의 유해를 떨어뜨릴 당시 이례적으로 평온했다.

NOAA 관계자는 "밀턴은 플로리다 상륙 시 카테고리 3에까지 세력이 약해졌고 10일 기준 카테고리 1로 변화했다"며 "그럼에도 플로리다 전역에서 정전과 침수, 건물 피해를 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비행기가 밀턴의 눈에 진입한 순간 풍속은 시속 약 288㎞나 됐다"며 "허리케인의 풍속이 시속 140㎞만 넘어도 가로수나 전봇대가 뽑히고 목조주택이 무너지기 시작하므로 그 위력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산골 직전 NOAA의 기상 레이더 시스템에는 'PETER DODGE HX SCI(1950~2023) 387 TH PENNY'라는 추도문이 볼텍스 메시지로 찍혔다. HX SCI는 허리케인 과학자, 387TH PENNY는 387번째 허리케인을 뜻한다. NOAA 동료들은 피터 다지에게 있어 밀턴이 마지막 허리케인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NOAA 관계자는 "피터 다지는 NOAA의 국립허리케인센터와 항공운용센터에서 지상 및 항공기 레이더 분석 기술을 연구해 허리케인 헌터라는 애칭을 얻었다"며 "그 업적은 높이 평가돼 미 상무부 브론즈메달, NOAA 관리자상(2회), 육군 공병대 애국시민상 등이 주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고인은 시력이 악화되는 와중에도 허리케인 상륙에 대비한 비행기 레이더 모듈 설계를 계속했고 연구팀과 협력하면서 이동형 기상 플랫폼을 통해 정보를 수집했다'며 "100년에 한 번 발생할 거대한 허리케인의 눈에 산골한 것은 고인의 업적을 기리는 동료들의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