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기자 대피라미드 꼭대기에 오른 개 동영상이 SNS를 달궜다. 피라미드는 이집트 정부의 방침에 따라 사람이 올라가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되지만 동물은 예외다.
이집트 관광유물부는 16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이달 열린 패러모터(paramotor, 동력 장치를 부착한 낙하산) 행사 중 참가자가 우연히 촬영한 진귀한 동영상을 소개했다. 여기에는 대피라미드 정상에 올라 새를 향해 짖어대는 개 한 마리를 담았다.
영상은 이달 14일 이집트 기자 대피라미드 연례 패러모터 행사에 참가한 알렉스 랭이라는 남성이 촬영했다. 패러모터를 타고 비행하던 알렉스 랭은 대피라미드 정상에 뭔가 있음을 눈치채고 카메라를 돌렸다.
개는 새를 쫓아 대피라미드 정상까지 오른 것으로 추측된다. 영상에서 개는 주변 패러모터는 아랑곳하지 않고 새를 향해 짖어댔다. 관광유물부 관계자는 "대피라미드는 이집트 고왕국 제4왕조 2대 파라오 쿠푸의 무덤"이라며 "높이 약 139m의 대피라미드에 고양이도 아닌 개가 올라간 것은 희한한 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현재 피라미드에 사람이 오르는 것은 금지돼 있고 이집트 정부는 개인이 드론을 띄우는 것도 허용하지 않는다"며 "1년에 꼭 한 번 열리는 대피라미드 패러모터 행사에서 이런 동영상이 촬영돼 굉장히 놀랍다"고 덧붙였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자칼을 닮은 갯과 동물을 신성시해 아누비스를 탄생시켰다. 140m에 달하는 피라미드에 개가 올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은 아누비스가 피라미드에 나타난 것 아니냐며 관심을 보였다.
일부에서는 고양이에 비해 유연하지 않은 개가 대피라미드를 내려가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다만 패러모터의 다른 참가자들이 개가 무사히 피라미드를 내려와 활보하는 사진과 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다.
관광유물부 관계자는 "현지인 말을 들어보니 개는 원래 피라미드를 일상적으로 오르내리는 듯하다"며 "개가 피라미드를 내려갔는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모두 안심해도 좋다"고 말했다.
쿠푸 파라오의 대피라미드는 당초 약 147m 높이로 축조된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4500년이 지난 현재 8m가 내려앉았는데, 그 원인을 두고는 다양한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