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년 전 조성된 고대 그리스 정착촌 터가 크로아티아의 고즈넉한 마을에서 발굴됐다. 거대한 성벽 흔적도 나와 당시 주변 국가들의 군사 활동을 연구할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크로아티아 고고학자 마리나 우가르코비치 박사는 18일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발견이 이뤄진 곳은 크로아티아 달마티아 해안의 스토브레치 마을이다.
우가르코비치 박사는 "자그레브에서 남쪽으로 약 400㎞ 떨어진 스토브레치 마을에서는 3500년 전 그리스 취락 흔적이 나왔다"며 "사람들의 주거지 뿐만 아니라 보존 상태가 상당히 좋은 길이 약 70m의 그리스 양식 성벽과 다양한 구조물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스토브레치 마을은 이전부터 정부가 주요 역사 유적으로 지정했으며 이번에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졌다"며 "여기에는 기원전 3500년 중기 청동기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고대 그리스인들의 정착지 에페티온을 포함해 선사시대부터 헬레니즘 시대, 로마시대를 거쳐 고대 후기, 중세 초기에 이르는 다양한 시대의 건축물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박사에 따르면 해당 유적은 층층으로 구성되며 거대한 그리스 성벽 자체는 대략 2000년 전의 것으로 보인다. L자 형태의 성벽은 긴 쪽은 좌우 비대칭이며 높이는 구간에 따라 최고 3m에 달한다.

우가르코비치 박사는 "기원전 4세기 무렵 그리스인들은 현재의 크로아티아에 정착했고 기원전 2세기에는 로마인들이 이 지역을 지배했다"며 "이후 스토브레치 마을은 로마의 중요한 교역 중심지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박사는 "고대 크로아티아가 어떤 세력의 지배를 받았고 이들의 항해술 등 뛰어난 기술이 어떤 지역으로 전파됐는지 명확하지 않다"며 "이번 발견을 통해 이에 대한 오래된 궁금증이 여럿 풀릴지 모른다"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