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열대우림은 학자들의 생각보다 훨씬 큰 구름을 만들어 세계 기후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구의 허파로 통하는 아마존 열대우림은 최근 삼림 파괴로 황폐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독일 막스플랑크 화학연구소(MPI for Chemistry) 연구팀은 이달 초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낸 조사 보고서에서 아마존 열대우림의 식물에서 방출되는 테르페노이드(테르펜)의 역할이 상상 이상이라고 소개했다.

테르펜은 기분을 전환해 주는 향기가 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이다. 테르펜을 구성하는 아이소프렌(이소프렌)의 흐름을 분석한 연구팀은 대기 중에 방출되면 구름 형성을 돕는 사실을 알아냈다.

아마존의 열대우림이 뿜어내는 테르펜이 방대한 양의 구름을 만드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진=MPI for Chemistry 공식 홈페이지>

독일 환경학자 요아힘 쿠르티우스 교수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풍기는 향기의 정체는 테르펜으로, 오렌지향의 정체인 리모넨이나 멘톨 등 친숙한 향에 모두 테르펜이 배합돼 있다"며 "테르펜을 구성하는 주요 분자는 이중 결합을 두 개 가진 탄화수소 이소프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 전체의 식물은 매년 5억~6억t의 이소프렌을 대기에 방출하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는 식물이 배출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며 이중 25% 이상이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아마존 숲의 향기는 뇌우에 의해 높은 고도로 빨려 들어가 구름을 만들어낸다. 이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이다. 그동안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방출된 이소프렌은 금세 분해돼 대기가 높은 곳까지 도달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됐다. 연구팀은 주된 원인이 활성산소 중 하나인 하이드록실 라디칼임을 파악했다.

아마존 열대우림 상공에 만들어진 거대한 구름 <사진=MPI for Chemistry 공식 홈페이지>

요아힘 교수는 "낮 동안 햇빛을 받은 지표면 근처의 대기에 하이드록실 라디칼이 만들어진다. 이는 주변의 물질과 잘 반응하기 때문에 이소프렌을 순식간에 파괴한다"며 "아마존의 경우 이런 현상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밝혀졌다. 낮뿐만 아니라 밤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야간에 열대우림 상공에서 자주 발생하는 뇌우는 이소프렌을 마치 청소기처럼 빨아올려 고도 8~15㎞까지 날아오르게 한다"며 "이윽고 해가 뜨면 하이드록실 라디칼이 만들어져 이소프렌을 파괴하지만 이 고도에서는 지상과 다른 화학반응이 일어난다"고 언급했다.

연구팀은 매일 해가 뜨는 시각에 비행기로 아마존 상공을 날며 대기를 조사했다. <사진=MPI for Chemistry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아마존 열대우림의 하이드록실 라디칼은 번개에 의해 만들어진 질소산화물과 연결되기 때문에 이소프렌은 파괴를 면한다는 입장이다. 이소프렌이 모여 수 ㎚(나노미터)의 에어로졸 입자가 형성되고, 점점 성장해 수분을 모으는 응결핵 역할을 하면서 아마존 숲의 향기가 결국 거대한 구름을 만든다고 연구팀은 결론 내렸다.

요아힘 교수는 "일출 2시간 전부터 비행기를 타고 아마존 열대우림 상공의 대기 데이터를 모은 결과 밝혀진 사실은 대기 중 흔한 황산이나 요오드의 옥소산이 극미량이라도 이소프렌 에어로졸 입자의 형성을 100배 가속한다는 것"이라며 "지구 기후의 유지에 있어 아마존 열대우림의 역할은 학자들의 생각보다 최소 2배는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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