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지표면에 강낭콩을 빼닮은 특이 지형이 발견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과거 화성 지표면을 타고 흐른 물의 흔적을 보여주는 사구로 파악했다.
NASA는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화성 탐사 위성(MRO)이 촬영한 강낭콩 같은 사구 사진을 공개했다. 화성 북반구에서 확인된 얼어붙은 사구는 탄산가스가 서리에 덮이며 형성된 것으로 추측됐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관계자는 "지구의 봄은 얼음이 천천히 녹으며 시작하지만 화성은 모든 것이 폭발하듯 봄이 온다"며 "화성의 북극에는 광대한 사구가 펼쳐져 있고, 겨울에 탄산가스 서리가 그 위를 덮는다. 잔뜩 얼어붙었던 사구는 봄이 오면 완전히 녹으면서 간헐천처럼 터지고 다시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산화탄소 서리에 덮인 사구는 이 행성에도 과거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했음을 보여준다"며 "화성의 얼음은 녹지 않고 직접 가스로 변화하며, 화성의 과거 기후를 알 수 있는 중요한 단서"라고 덧붙였다.

바람이 모래를 한 방향으로 쌓아 올리거나 반대쪽에서 깎아내리면 사구가 서서히 이동해 간다. 이 현상은 지구와 비슷하지만 화성의 경우 특유의 요인에 따라 진행 속도나 규모가 다르다.
JPL 관계자는 "화성은 대기가 얇아 액체가 지표에 쌓이지 않기 때문에 얼음은 녹지 않고 직접 가스 안개로 변한다. 이 급격한 변화가 격렬한 소리와 움직임을 만들어낸다"며 "화성의 축은 지구에 비해 매우 크게 요동친다. 이 흔들림에 의해 탄산가스 얼음이 대량으로 승화해 화성 전체에 두꺼운 대기를 만든다"고 전했다.
화성의 이산화탄소 얼음에 빛이 닿으면 데워진 바닥층이 녹는데, 액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가스로 변한다. 쌓인 가스는 이윽고 폭발적인 간헐천이 되면서 부채 모양의 파편을 지표에 흩뿌린다.

JPL 관계자는 "화성의 탄산가스 서리가 어떻게 형성되고 사라져 가는지 알아내면 이 행성이 과거 어떤 환경이었는지 알 수 있다"며 "화성에 물이 안정적으로 존재한 기간이 있었다면 생명체가 살았을 확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물은 단세포생물이나 미생물이 탄생하기 위해 중요한 요소다. 현재의 화성은 춥고 건조한 환경이지만 탄산가스 서리가 만들어내는 지형이나 그 변화를 연구해 생명의 흔적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화성은 지난해 11월 12일 태양 주위를 일주하며 새해를 맞았다. 지구에서의 687일이 화성의 1년에 해당하지만 그 끝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북반구에서는 봄이 오면 온도 상승으로 얼음이 얇아지면서 절벽에서 얼음 눈사태가 발생하고 땅에서는 이산화탄소가 폭발하듯 뿜어져 나온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