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지구의 유일한 위성 달이 세계 문화유산 보호목록에 수록돼 그 배경에 시선이 쏠렸다.
세계 문화재 보호단체 월드 모뉴먼트 재단(World Monuments Fund)이 최근 발표한 2025 문화유산 보호대상에는 특이하게도 달이 포함됐다. 이 재단이 매년 발표하는 문화유산 보호대상에 지구 밖의 물체가 꼽힌 것은 처음이다.
재단은 인류가 지구를 넘어 첫발을 내디딘 유물 달을 보존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달 착륙 상황을 촬영한 카메라와 루이 암스트롱 및 버즈 올드린(94) 등 우주비행사가 남긴 기념 디스크는 중요시하면서 정작 달 자체는 도외시했다는 게 재단 생각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달 표면에는 각국의 우주선이 접촉한 90개 넘는 지점이 존재한다. 가장 유명한 것은 1969년 '아폴로 11호' 우주비행사들이 남긴 인류 최초의 발자취다.
재단 관계자는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인도 등 다양한 국가가 달 탐사에 나서는 지금 인류 역사 최초의 달 착륙 흔적을 확실히 보존해야 마땅하다"며 "새로운 우주시대가 달의 문화, 그리고 자연적 경관에 있어 무엇을 의미하는지 폭넓게 논의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류는 달 장기 체류를 목표로 다양한 기술 개발을 이어왔다. NASA의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Artemis) 계획은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지만 2027년 중반에는 달에 우주비행사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재단 관계자는 "모든 문화유산은 인위적인 위협으로부터 보호돼야 한다"며 "달이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 아르테미스 계획 등 향후 계속될 수많은 달 탐사 시 벌어질지 모를 파괴를 미연에 방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NASA는 아르테미스 계획과 별도로 상업 달 수송 서비스(CLPS)를 계획 중이다. 민간 우주개발 업체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는 무인 달 착륙선 '블루 고스트'를 최근 발사했다. 인도는 지난해 인류 최초로 달 남극에 탐사선을 보냈고, 일본 민간 우주개발 업체 아이스페이스는 '하쿠토R' 2차 미션을 통해 민간 달 착륙에 도전한다.
재단 관계자는 "달에는 수많은 희토류와 희귀 자원이 묻힌 것으로 생각되고, 우주 장례를 추진하는 민간 업체도 많다"며 "여러 유형의 개발이 시작되면 달은 다시는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므로 무분별한 개발을 미연에 막아야 한다"고 우려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