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8000년 전 만들어진 손바닥 크기의 여성 조각상이 튀르키예 유적에서 발굴됐다. 학계는 신석기시대 사람들의 공동 의식과 일상생활을 들여다볼 중요한 자료로 평가했다.
튀르키예 트라비아대학교 고고학 연구팀은 21일 공개한 신석기시대 유적 우르척 호육(Ulucak Hoyuk) 조사 보고서에서 약 8000년 된 여성 조각상을 소개했다. 튀르키예 서부 도시 이즈미르 케말 파샤 지구의 작은 마을 우르척 호육은 튀르키예의 가장 오래된 인간 거주지 터 중 하나다.
조사 관계자는 "우르척 호육은 약 8550년 전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1150년 이상 45세대에 걸쳐 이 마을은 번성했고 해당 지역 인간 사회의 진화를 알 수 있는 독특한 유물들을 간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곳 주민들의 일상생활과 문화, 종교, 사회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유물들은 이즈미르 지역의 신석기시대의 전체적인 상황을 이해하게 해준다"며 "가장 주목할 만한 발견은 여성을 대담하게 묘사한 작은 점토 입상"이라고 덧붙였다.
점토상은 손바닥에 쏙 들어가는 약 10㎝ 크기다. 보존 상태가 양호해 깨진 곳이 전혀 없다. 더욱이 동시대의 조각상이 대개 눈과 코만 묘사한 것과 달리 이 점토상은 작은 구멍을 뚫어 입도 표현했다.
조사 관계자는 "목에 구멍이 있는 것으로 보아 끈을 달아 펜던트처럼 몸에 지녔을 가능성이 있다"며 "액세서리 또는 의식용으로 중요하게 쓰인 물건일지 모른다"고 추측했다.
연구팀은 이런 종류의 점토상이 집의 출입구 아래에 묻혀 있거나 숫돌, 부싯돌과 함께 발견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단순한 장식물이 아닌 정신적·의식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조사 관계자는 "점토상의 실제 모델은 마을 안에서 존경받는 인물, 아마도 이야기 전승이나 기타 중요한 종교·문화 활동의 책임자였을 것"이라며 "점토상이 정확히 어떤 목적으로 제작됐는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지만 가정 또는 마을의 풍요, 안전과 번영을 기원한 의식과 관련됐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우르척 호육 유적에서 발굴된 도자기와 기타 유물들은 당시의 기술과 문화의 진보를 보여준다"며 "특히 여성 점토상은 이 지역의 신앙과 의식에 관한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