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목 조류 극락조는 대부분의 종이 생물발광을 한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바이오루미네선스(bioluminescence), 즉 생물발광은 생물이 빛을 내는 현상으로 곤충과 포유류, 어류, 조류, 양서류는 물론 식물에서도 관찰된다.

미국 자연사박물관(AMNH) 및 네브래스카대학교 링컨캠퍼스(UNL) 공동 연구팀은 12일 공식 채널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극락조 45종 중 37종에서 생물발광을 확인했다.

적도 부근에 서식하는 극락조 45종 중 37종에서 생물발광이 확인됐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적도 부근 산림에 서식하는 극락조들을 오랜 기간 추적관찰해 왔다. 생물발광하는 37종의 빛은 암컷보다 수컷이 훨씬 강했는데, 이는 짝짓기 때 매력을 쉽게 드러내고 서열 관계를 분명히 하는 수단으로 추측된다.  

AMNH 르네 마틴 연구원은 "수컷 극락조의 입 안쪽과 부리, 다리와 목, 배의 털이 빛났는데 모두 구애의 춤을 출 때 움직임이 강조되는 부위"라며 "이에 비해 암컷은 가슴과 배의 깃털에서만 빛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극락조 수컷의 생물발광 <사진=르네 마틴>

이어 "알록달록한 깃털을 가진 극락조의 구애의 춤은 원래 유명하다. 여기에는 우리가 몰랐던 빛의 연출이 숨어 있었다"며 "이 화려한 빛은 엄밀하게 말하면 생물발광이라기보다 생물형광"이라고 설명했다.

생물형광은 생물발광의 범주에 들어간다. 반딧불이처럼 자신의 체내 반응으로 빛을 내는 것이 생물발광이고, 생물형광은 털이나 조직에 포함된 물질이 자외선 등을 흡수해 다른 파장의 빛을 방출하는 현상이다.

서로 다른 종의 극락조 수컷을 백색광으로 비춘 생물발광 이미지 <사진=르네 마틴>

생물발광하는 종은 점점 많이 보고되고 있다. 2023년 연구에서는 포유류의 반수 이상의 과에 속하는 125종에서 생물발광이 확인됐다. 일부 학자들은 생물발광하는 미생물이나 식물을 이용한 친환경 조명을 개발하고 있다.

르네 마틴 연구원은 "새들은 그간 생물발광 조사에서 도외시됐다"며 " 극락조가 어떻게 생물발광 기능을 진화시켰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새들이 서식하는 적도 부근의 우거진 삼림과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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