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나 영화 등 미디어에 종종 등장하는 고대 포식자 메갈로돈은 현생종 레몬상어와 비슷한 날씬한 체형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테마파크 시월드 샌디에이고(SeaWorld San Diego) 수생생물 연구팀은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메갈로돈은 2300만~360만 년 전 서식한 것으로 추측되는 대형 상어다.
고대 해양생태계의 정점에서 군림한 메갈로돈은 백상아리 같은 체형에 몸길이 약 20m로 생각돼 왔다. 다만 상어 같은 연골어류는 몸통 화석이 남기 어려워 메갈로돈의 체형이나 생태는 모두 불분명하다. 몸길이의 경우 메갈로돈의 이빨 화석을 통해 추측했을 뿐이다.

연구팀은 메갈로돈의 정확한 체형을 알아보기 위해 몸통 비율을 현생종 상어 145종 및 멸종종 상어 20종과 면밀하게 비교했다. 그 결과 메갈로돈은 백상아리가 아닌 레몬상어와 같은 마른 유선형 체형일 가능성이 떠올랐다.
시월드 샌디에이고 필립 스턴스 연구원은 “유일하게 발견된 메갈로돈의 추골 화석을 더한 이번 연구에서 대략적인 몸길이와 체형을 다시 유추했다”며 “여기서 뽑은 예상 체형을 현생종 상어 145종 및 멸종종 상어 20종과 비교한 결과 머리 크기는 1.8m, 꼬리지느러미 길이는 3.6m, 전체 길이는 약 16.4m로 계산됐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큰 메갈로돈의 추골 직경은 약 23㎝다. 이번에 산출된 몸길이 16.4m의 메갈로돈의 경우 추골 직경은 약 7.6㎝로 파악됐다. 이런 비율이라면 직경 23㎝의 추골을 가진 개체는 몸길이가 24.3m나 된다.

필립 스턴스 연구원은 “메갈로돈이 난생이 아닌 태생이라고 가정할 경우 몸길이 3.6~3.9m나 되는 새끼를 낳았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에서는 메갈로돈의 체형은 바다 최고의 육식동물 백상아리와 그다지 닮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됐다”고 전했다.
다양한 상어와 고래류가 물속을 이동하는 방식을 유체역학적으로 분석한 연구팀은 메갈로돈은 백상아리와 같은 땅딸막한 체형이 아니라 레몬상어와 같은 날씬한 체형에 가깝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필립 스턴스 연구원은 “상어나 고래 등 거대한 수생 척추동물은 몸이 가늘다. 크고 땅딸막한 몸은 유체역학적으로 헤엄치기 비효율적이기 떄문”이라며 “우리 생각은 어디까지나 가설이지만 추골 화석을 더한 연구라는 점에서 과거와는 다른 평가가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