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해 인근에서 약 2200년 전 축조된 의문의 피라미드 구조물이 확인됐다. 이곳에서는 귀중한 유물도 다수 발굴돼 주변 국가들의 세력전 양상을 자세히 알려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스라엘 유물부(Israel Antiquities Authority, IAA)는 최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사해 부근 유대 광야의 나할 조하르 계곡에서 발견된 수수께끼의 피라미드 구조물을 소개했다.

약 2200년 전 만들어진 이 구조물은 사람 손으로 다듬은 돌로 구성된다. 돌덩이 하나의 무게는 대략 수백㎏으로 파악됐다. IAA 소속 고고학자 및 역사학자들은 누가 어떤 목적으로 피라미드를 만들었는지 분석하고 있다.

유대 광야의 나할 조하르 계속 인근에서 발굴된 피라미드 형태의 구조물 <사진=IAA 공식 페이스북>

IAA 관계자는 "누군가를 기념하는 시설이거나 무덤, 또는 상인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감시탑일 가능성이 있다"며 "피라미드가 건설될 당시 이 지역은 이집트를 지배한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와 북쪽으로 펼쳐진 셀레우코스 제국의 세력 다툼이 한창이었다"고 설명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기원전 323년에 죽자 휘하 장군들은 제국을 분할해 헬레니즘을 계승한 셀레우코스 제국을 세웠다. 이집트와 그 주변 지역을 지배하던 프톨레마이오스 왕조는 중동의 광대한 지역에 세력을 뻗치는 셀레우코스 제국과 대립했다. 이들은 이스라엘을 포함한 레반트 지역의 패권을 놓고 기원전 3세기부터 전쟁을 벌였다.

피라미드에서 나온 파피루스 문서. 사막의 건조한 환경을 감안하면 보존 상태가 매우 좋다. <사진=IAA 공식 페이스북>

IAA 관계자는 "이 유적이 만들어진 기원전 200년 무렵은 셀레우코스 제국이 이스라엘을 포함한 지역을 지배하기 시작한 시기"라며 "피라미드가 어느 세력에 의해 지어졌는지는 향후 연구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발굴 현장에서는 사막의 건조한 환경에도 기적적으로 잘 보존된 다양한 유물이 나왔다"며 "고대 그리스어가 적힌 파피루스 조각과 나무 그릇, 바구니, 밧줄, 청동 동전과 고대 가구의 파편, 구슬, 천과 종자, 단추, 무기 등 종류도 다양하다"고 덧붙였다.

피라미드에서는 청동 동전과 구슬 장신구, 바구니 등 다양한 용품도 나왔다. <사진=IAA 공식 페이스북>

IAA는 파피루스에 적힌 내용이 밝혀지면 피라미드의 목적이나 당시의 사회상이 판명될 가능성을 점쳤다. 특히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와 셀레우코스 제국 통치하에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알게 될지 모른다고 기대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IAA를 주축으로 오는 4월 8일까지 해당 피라미드의 1차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향후 일정을 다시 정하고 보다 많은 전문가를 투입해 2차 조사를 시작할 방침이다.

이윤서 기자 ly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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