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600년 된 고대 이집트 파라오의 무덤이 새로 발굴됐다. 기원전 1650년부터 기원전 1550년까지 지속된 고대 이집트 제2중간기가 격동의 시대인 만큼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무덤 주인에 관심이 쏠렸다.
이집트 관광유물부는 31일 공식 채널을 통해 아비도스 유적지에서 약 3600년간 잠들어 있던 파라오의 무덤을 발견, 현재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관광유물부 관계자는 "여기 영면에 든 파라오가 누군지는 모르는 상황"이라며 "아비도스 왕조가 이집트 제2중간기 중·상이집트를 짧게 지배했고 당시 파라오들이 수난을 당했다는 점에서 조사 가치가 상당하다"고 전했다.

2014년 아비도스 유적지에서는 이전까지 학자들도 모르던 파라오 세넵카이의 유골이 나왔다. 무려 18군데나 되는 상처가 뚜렷하게 남은 세넵카이의 유골은 아비도스 왕조의 주인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살다 스러져 갔는지 보여줬다. 여기서 또 다른 파라오의 무덤이 나오면서 고고학계가 주목한 상황이다.
관광유물부 관계자는 "무덤에 안치된 파라오는 아마 세넵카이보다 먼저 왕위에 올랐을 것"이라며 "왕가의 무덤이 자리한 아누비스 산과 주변의 역사에 관한 비밀을 풀 힌트"라고 언급했다.

아비도스 사막에 자리한 아누비스 산은 이집트 신들의 부활의 땅으로 알려진 성지다. 아비도스 왕조의 미지의 파라오가 영면에 든 무덤은 세넵카이 등 다른 왕의 묘에 비해 훨씬 크고 웅장하며 깊이도 7m에 달한다. 시신이 안치된 현실은 석회암으로 조성했는데, 아치형 천장 높이만 5m라고 학자들은 추측했다.
무덤 속 벽면의 그림이나 부장품 등은 세넵카이의 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현실에 이르는 입구 양쪽에는 풍요의 여신 이시스와 밤과 어둠, 죽음의 여신 네프티스의 이름이 각각 새겨졌다. 상형문자로 무덤 주인의 이름을 적은 것으로 보이는 노란 띠가 발굴됐지만 손상이 심해 해독이 불가능하다.

광광유물부 관계자는 "아마 무덤은 여러 차례 도굴을 당한 것 같다. 그때 여기저기가 파괴됐을 것"이라며 "파라오의 미라와 관 역시 도난당했지만 현실 내부와 부장품을 면밀히 조사하면 누가 주인인지는 알 수 있다"고 기대했다.
관광유물부는 아비도스 북쪽 바나위트에서 로마제국 통치 시기 사용한 도자기와 유리공방도 찾아 조사 중이다. 공방에서는 수많은 가마와 그릇 보관소가 나왔고, 뛰어난 기술을 보여주는 오스트라콘(도자기나 유리 용기의 파편)도 확인됐다. 특히 상형문자를 간소화한 데모틱(고대 이집트 민중문자)과 그리스어가 기록된 문서도 발굴돼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볼 것으로 학계는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