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표면의 레골리스를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방진기술이 실험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레골리스는 운석 충돌 등으로 천체의 표면에 쌓이는 퇴적물인데, 달의 경우 우주복을 찢거나 우주선 고장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Artemis) 계획을 추진하는 미 항공우주국(NASA)은 9일 공식 채널을 통해 민간 우주개발 기업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와 진행한 블루 고스트 미션1의 성과를 소개했다.

블루 고스트 미션1은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한 달 탐사선 블루 고스트를 활용한 NASA의 달 레골리스 방진 실증 실험이다.

레골리스는 달 탐사 시 치명적인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NASA는 달 표면에 흩날리는 레골리스가 탐사를 방해하거나 치명적인 사고를 낸다는 점에서 전자식 방진 시스템 일렉트로 다이내믹 더스트 실드(EDS)를 개발했다. NASA 위탁으로 EDS를 싣고 올해 1월 발사된 블루 고스트는 지난달 16일 달 표면에서 실험에 나섰다.

블루 고스트 미션에 참여한 NASA 관계자는 “달 표면에는 미세한 먼지나 암석 조각으로 이뤄진 레골리스가 대량 존재한다. 물이 전혀 없는 달 표면은 수십억 년에 걸친 운석 충돌로 극단적으로 날카롭고 뾰족한 레골리스로 뒤덮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레골리스 입자는 정전기를 띠므로 우주복이나 기계, 인체에 쉽게 들러붙는다”며 “과거 아폴로 계획에서도 우주복이 금방 해지거나 기자재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아폴로 계획에 참여한 NASA 우주비행사 유진 서난. 레골리스의 영향으로 탄광 노동자처럼 얼굴이 새까맣게 변했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실제로 1969년 아폴로 계획 당시 달로 날아간 우주비행사들 사진은 NASA 지상팀에 충격을 줬다. 달 표면의 임무를 마치고 탐사차로 돌아온 비행사들은 탄광 노동자 같이 온몸이 까맣게 변해 있었기 때문이다.

NASA 관계자는 “우주복과 헬멧, 공구, 전자기기까지 레골리스의 영향을 받아 비행사 건강과 장비 안정성이 떨어졌다”며 “이후 레골리스에 대한 대책은 유인 달 탐사에 있어 중요한 과제로 여겨져 왔다”고 전했다.

블루 고스트의 유리판과 열복사 패널에 EDS를 사용하기 전과 후의 비교 영상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EDS는 장비 표면에 배치된 전극에 전압을 걸어 우주비행사나 기기의 표면에 부착된 레고리스를 튕겨낸다. 이 장비를 이용해 블루 고스트의 유리판과 열복사 패널을 청소한 결과 확실한 효과가 있었다고 NASA는 강조했다.

NASA는 EDS는 현시점에서 시험용 장치로, 실제 탐사에 쓰려면 개량이 필요하지만 실증 실험에 의해 향후 탐사기나 우주 기지에 이 기술이 적용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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