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성의 자전주기가 기존 측정치보다 무려 28초나 길어졌다. 지금까지 학자들이 생각해 온 천왕성의 자전주기는 17시간14분24초다.

프랑스 파리천문대 천체물리학 연구팀은 허블우주망원경을 통한 천왕성 장기 관측 결과 자전주기가 기존 측정치 대비 28초 길어졌다고 최근 발표했다.

태양계 행성 천왕성은 거의 옆으로 누운 극단적인 자전축(97.77°)과 특이한 자기장 구조 등 다른 행성과 비교할 만한 특성이 많다. 다만 천왕성의 근접 관측은 지금껏 한 번밖에 이뤄지지 않았기에 상세한 관측 데이터가 부족하다. 쌍둥이 행성으로 불리는 해왕성과 더불어 정확한 색상이 지난해에야 정립됐을 정도다.

1986년 천왕성을 근접 관측하는 보이저 2호의 상상도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 홈페이지>

천왕성의 특이한 자기장 성질이 내부 구조에 기인한다고 여긴 연구팀은 정확한 자전주기를 우선 알아내기로 했다. 그래야 같은 주기로 나타나는 자기장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사 관계자는 "천왕성의 자기장을 직접 관측하려면 행성 탐사선을 통한 접근 관측이 필수"라며 "현재로서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행성 탐사선 보이저 2호가 1986년 플라이 바이 때 얻은 자료가 전부"라고 설명했다.

보이저 2호의 데이터에 근거한 천왕성 자전주기 추정치는 17시간14분24초인데, 여기에는 ±36초라는 큰 오차가 있다. 보이저 2호가 접근한 이후 수십 년이 흐른 관계로 자전축의 방향을 현재 전혀 알 수도 없다. 자기장의 성질에 관한 정확한 연구 역시 어려웠다.

천왕성의 정확한 색상은 지난해 막 정립됐다. 보이저 2호의 1980년대 관측 정보를 바탕으로 제작된 천왕성 및 해왕성의 이미지(1)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연구팀이 육안으로 본 현실적인 색상을 구현한 천왕성과 해왕성(2) <사진=옥스퍼드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허블우주망원경을 통한 천왕성의 자외선 관측을 실시했다. 지구와 마찬가지로 천왕성에는 오로라가 출현하고, 그 위치는 자전축의 극(자극) 부근이다. 오로라의 위치 변화를 정확하게 측정하면 자극 위치를 알 수 있고, 여기에서 자전축의 회전 속도, 즉 자전 주기가 도출된다.

연구팀은 2011년부터 2022년까지 10년 넘게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천왕성 관측을 이어왔다. 오차를 메우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계속 모은 결과 새롭게 제안한 천왕성의 자전 주기는 17시간14분52초다. 이는 기존 추정치보다 28초나 차이가 난다.

조사 관계자는 "새로 제시된 자전주기는 천왕성 자기장과 내부 구조에 관한 새로운 연구에 활용될 수 있다"며 "이번보다 더 정확한 자전주기를 구하려면 천왕성 근처에 다시 탐사선을 보내야 하는데, 앞으로 수십 년이나 걸리는 관계로 우리가 구한 값이 당분간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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