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지금까지 검토된 다른 어떤 천체보다 높은 외계행성을 학자들이 찾아냈다. 124광년 떨어진 이 외계행성에서는 생명체의 활동을 시사하는 뚜렷한 화학적 흔적이 검출됐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천문학연구소 니쿠 마두스단 교수 연구팀은 16일 천체물리학회지(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냈다.

태양계 행성이나 위성 및 외계행성을 대상으로 한 생명체 탐사 역사는 제법 길다. 화성의 메탄이나 금성의 포스핀 등 놀랄 만한 발견도 있었지만 인류는 아직 확고한 증거는 잡지 못했다.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외계행성 K2-18b와 주성 K2-18 <사진=케임브리지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사자자리 방향으로 약 124광년 떨어진 적색왜성 K2-18을 도는 K2-18b의 대기 중에서 유기황화합물 디메틸설파이드(DMS)와 디메틸디설파이드(DMDS)를 검출했다.

니쿠 마두스단 교수는 “K2-18b는 지구의 8.6배 질량과 2.6배 크기를 가진 외계행성으로 물이 존재할 수 있는 해비터블 존 내에 위치한다”며 “과거 연구에서 대기에 메탄이나 이산화탄소 등 탄소계 분자나 수증기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제기돼 수소(hydrogen)가 풍부한 대기와 바다(ocean)가 펼쳐졌다는 의미의 하이시언(hycean) 행성으로 통한다”고 전했다.

이어 “지구에서 DMS와 DMDS는 해양성 식물플랑크톤 등 미생물에 의해 생성된다”며 “우리가 KS-18b에서 유기황화합물을 오검출했을 가능성은 불과 0.3%로, 이는 과학적인 증거로 인정받는 데 필요한 0.00006% 미만을 훨씬 밑돌지만 외계행성의 생명체 징후로 따지면 인류의 관측 역사상 가장 강하다”고 설명했다.

또 한 번 중요한 발견에 이바지한 제임스웹우주망원경. 적외선 관측 장비를 이용해 보다 먼 우주를 선명하게 들여다본다.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에 탑재된 근적외선 촬영·연속파장 분광기(NIRISS)와 근적외선 분광기(NIRSpec)를 사용한 관측에서 K2-18b에 DMS가 존재할 가능성을 알아냈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중간적외선 장치(MIRI)를 사용한 추가 연구에서 DMS의 더 강한 신호와 유사한 또 다른 분자인 DMDS의 존재까지 포착했다.

연구팀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을 통해 16~24시간 더 추적 관측을 실시하면 유기황화합물의 존재 여부를 확실히 알 것으로 기대했다. 인류의 행성 이주가 가능한 천체 후보에서 잠재적 생명의 흔적을 목격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학계의 관심을 받았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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