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시각을 조작해 지금껏 정의되지 않은 색상을 감지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UCB) 연구팀은 18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실험 보고서를 내고 전에 없던 색을 검출하는 기술 오즈(Oz)를 소개했다.

연구팀은 눈의 망막 시세포를 개별적으로 자극하는 방법으로 완전히 새로운 색 올로(Olo)를 감지했다. UCB 제임스 퐁 연구원은 “오즈는 동화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에메랄드 도시에서 착안한 밝은 녹색”이라며 “오즈는 시각을 통해 인간 세상의 풍경 자체를 바꾼다는 발상에서 시작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색깔은 망막에 존재하는 간상세포와 추상세포가 감지한다. 간상세포는 어두운 곳에서 빛의 명암을, 추상세포는 밝은 곳에서 밝기나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을 각각 검출한다.

색상은 눈의 망막에 존재하는 간상세포와 추상세포가 감지한다. <사진=pixabay>

제임스 퐁 연구원은 “추상세포가 색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세 종류의 추체가 각기 다른 빛의 파장에 반응하기 때문”이라며 “L추체는 긴 파장, M추체는 중간 파장, S추체는 짧은 파장에 반응하고, 뇌는 이러한 패턴을 해석해 다양한 색채를 인식한다”고 말했다.

이어 “M추체는 녹색으로 해석되는 파장에 유난히 민감한데, L추체와 S추체가 작동하는 파장에도 반응하기 때문에 따로 활성화하지 않는다”며 “올로 색상은 이 M추체를 단독 활성화한 결과물”이라고 덧붙였다.

피실험자 5명을 모은 연구팀은 각 망막의 영상을 다수 촬영하고 이어 붙어 고해상도 맵을 만들었다. 이후 망막에 미약한 가시광 레이저를 쏴 M추체만 자극했다. 그 결과 피실험자들의 눈에는 인간이 본 적이 없는 올로 색상이 맺혔다.

오즈 기술을 고도화하면 색각이상 치료 등이 가능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사진=pixabay>

제임스 퐁 연구원은 “망막 맵은 광간섭단층계(OCT)로 추상세포에 빛을 쬐고 형상변화를 측정해 각 추체가 어떻게 분포하는지 알아보는 식으로 만들었다”며 “피실험자들의 망막에 약한 가시광 레이저를 쏴 M추체만 자극하자 올로 색상이 탄생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올로는 삼차원 색좌표 0, 1, 0에서 유래했다. 0, 1, 0은 M추체만 자극받고 있음을 나타내는데, 이를 알파벳으로 옮긴 것이 올로(Olo)다. 피실험자들에 따르면 녹색 레이저 포인터 빛과 흡사하며, 채도가 상당히 높다.

연구팀의 목표는 망막 위 모든 광수용 세포의 제어다. 높은 정확도로 이를 실현하게 되면 눈의 다양한 질병 상태를 재현해 시각장애를 구조부터 재조사할 수 있다. 아울러 색각이상 등을 개선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연구팀은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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