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슬복슬한 강아지 털을 떠올리게 하는 신종 산호가 발견됐다. SF 영화 시리즈 '스타워즈' 속 인기 캐릭터를 따 츄바카(Chewbacca)라는 재미있는 이름이 붙었다.

미국 하와이대학교 마노아캠퍼스 수생생물 연구팀은 이달 초 발간된 국제 학술지 Journal Zootaxa에 조사 보고서를 내고 신종 산호 이리도고르기아 츄바카(Iridogorgia Chewbacca)를 소개했다.

이 산호는 지난 2006년 하와이 몰로카이 섬 앞바다를 조사하던 연구팀의 원격조종 탐사선(ROV)이 처음 포착했다. 풍성한 털에 뒤덮인 약 1.2m 높이의 생물체에 주목한 연구팀은 2016년 마리아나 해구에서도 비슷한 개체가 확인되자 본격 조사에 나섰다.

'스타워즈' 속 캐릭터 츄바카를 딴 신종 산호 <사진=하와이대학교 마노아캠퍼스 공식 홈페이지>

두 번째로 포착된 개체는 전체 길이가 50.8㎝였다. 촉수로 생각되는 부분이 놀라울 정도로 길게 뻗었는데, 개중에는 38㎝나 되는 것도 있었다.

연구팀은 다만 표본 채취에는 실패해 그간 종을 특정하지 못했다. 외형이 비슷한 이리도고르기아속 산호의 일종으로 추측할 뿐이었는데, 최근 중부 태평양에서 채집한 이리도고르기아속 표본 12점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신종을 추려냈다.

조사 관계자는 "새로 얻은 표본은 분명 2006년과 2016년 탐사선이 포착한 기묘한 개체와 같았다"며 "복슬복슬한 털은 '스타워즈' 속 츄바카와 똑같았다"고 언급했다.

2006년 포착된 이리도고르기아 츄바카의 확대 사진 <사진=하와이대학교 마노아캠퍼스 공식 홈페이지>
츄바카 <사진=영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캐릭터 포스터>

이어 "이리도고르기아속 산호는 자포동물문 팔방산호아강에 속하며 수지상 군체를 만들어 생활하는 연질산호의 동료"라며 "전체적으로 긴 나선형 체형이 특징인데, 신종도 비슷한 구조이며 분기된 군체가 각 8개의 촉수를 가졌다"고 덧붙였다.

이리도고르기아 츄바카의 서식 장소는 심해 암반으로, 떼 지어 자라는 것이 아니라 단독으로 우뚝 서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심해는 빛이 닿지 않아 광합성을 하기보다 무수한 폴립이 촉수를 뻗어 물속을 떠도는 미세한 플랑크톤이나 유기 입자를 잡아먹는다.

조사 관계자는 "이번 연구에서는 이리도고르기아 츄바카에 더해 또 다른 신종 이리도고르기아 쿠르바(Iridogorgia Curva)도 확인됐다"며 "해당 해역의 생물 다양성은 학자들의 생각을 훨씬 뛰어넘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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