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가 소금 한 알 정도인 극소 자율형 로봇이 개발됐다. 별도의 조작이나 전원이 필요 없는 이 로봇은 의료나 우주탐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와 미시간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12월 호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작은 자율형 로봇을 공개했다.
크기가 불과 200×300×50㎛(마이크로미터)인 이 로봇은 소금 알갱이 정도밖에 되지 않아 사람 손가락 지문 사이에 쏙 들어간다. 그저 작은 정사각형으로 보이지만 내부에 초소형 컴퓨터를 탑재해 스스로 주위 환경을 감지하고 행동한다.
로봇공학에서 1㎜ 이하의 극소 로봇을 만드는 것은 난제로 꼽힌다. 빛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이 로봇은 프로그램에 따라 복잡한 패턴으로 돌아다니거나 정해진 범위의 온도를 감지해 진로를 스스로 조정한다.
펜실베이니아대 전기시스템공학과 마크 미스킨 부교수는 “인간 입장에서 본 세계는 중력이나 관성이 지배적이지만, 세포 크기까지 작아지면 항력(유체 저항)이나 점성 등 표면적에 관련되는 힘에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간 크기의 로봇에서 주된 기능을 하는 손발 같은 기구는 미시세계에서는 통용되지 않기 때문에 물리 법칙을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새로운 추진 시스템을 설계했다”며 “가동 부품 없이도 유영하는 구조가 최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고안된 로봇은 동작을 포기하는 대신 전기장을 발생시켜 주변 용액 내의 이온을 움직인다. 이렇게 되면 물 분자가 눌려 로봇 주위에 물의 흐름이 발생한다.
마크 미스킨 교수는 “로봇은 1초에 자기 몸 하나만큼 이동 가능하다”며 “전기장을 발생하는 전극에는 가동 부품이 없는 관계로 이 로봇은 매우 튼튼하다. LED로 충전하면 몇 개월간 계속 가동할 만큼 에너지 소비도 적다”고 언급했다.
교수는 “100% 자율적이기 위해서는 결정을 내리는 컴퓨터, 주위를 감지하고 추진력을 제어하는 전자회로, 전원이 되는 태양 전지판을 모두 1㎜ 이하의 몸체에 넣어야 한다”며 “세계에서 가장 작은 컴퓨터를 만든 미시간대 연구팀과 협력한 결과 소비전력을 1000분의 1 이상으로 내리는 데 성공했다”고 소개했다.
개당 제작비가 우리 돈으로 약 15원 수준인 이 로봇은 일단 의료 분야에서 활약이 기대된다. 임의로 지정한 인간 세포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거나 장기의 온도 변화를 체내에서 감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로봇에 임무를 부여해 공동 작업도 가능한 만큼 우주개발 분야에도 응용 가능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