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화면을 스치듯 누르는 ‘좋아요’. 일상 속의 단순한 반복작업 같지만 뇌는 이를 음식, 돈과 대등한 보상으로 처리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과학자들은 SNS가 삶의 일부가 된 현대인에게 ‘좋아요’가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여러 실험을 진행해 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 및 템플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2018년 낸 조사 보고서에서 SNS ‘좋아요’를 누를 때 우리 뇌에 뚜렷한 변화가 일어나는 점을 알렸다.
13~21세 피실험자 58명을 모은 연구팀은 인스타그램 등 SNS를 이용하며 좋아하는 사진에 ‘좋아요’를 누르게 했다. 이때 피실험자들의 뇌 활동을 fMRI(기능적 자기공명영상) 장치로 들여다봤다.
그 결과, 피실험자들의 복측선조체, 중뇌 등 보상과 관련된 뇌 영역이 활성화했다. 일부는 돈이나 음식을 제공받을 때와 동일한 강도의 활동이 파악됐다. 연구팀은 타인의 SNS에 ‘좋아요’를 눌러주는 행위 자체가 이미 보상 경험을 준다고 결론 내렸다.
2024년 공개된 실험 보고서 ‘좋아요 기능을 통한 사회적 피드백이 뇌 활동에 미치는 영향(The effects of social feedback through the Like feature on brain activity)’도 ‘좋아요’가 측좌핵, 전전두피질, 편도체 등 보상, 감정회로 전반을 활성화한다고 설명했다.
UCLA 어린이디지털미디어센터(CDMC) 연구팀은 2016년 실험에서 ‘좋아요’의 보상 효과는 받을 때 더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청소년 피실험자들을 모은 연구팀은 각자의 SNS 계정을 공유하게 하고 서로의 사진을 보는 동안 ‘좋아요’를 자유롭게 누르게 했다. 이 과정을 fMRI 장치로 스캔해 뇌 활동을 살폈다.
실험 결과 피실험자들은 자신의 사진에 ‘좋아요’가 많을수록 측좌핵 활동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뇌의 좌측 신경구조인 측좌핵은 보상과 관련된 민감한 회로다. 이 실험에서는 ‘좋아요’가 많은 사진이 긍정적인 평가를 더 쉽게 얻는 경향도 밝혀졌다.
암스테르담대학교, 스톡홀름대학교 등이 참가한 국제 연구팀은 2021년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낸 실험 보고서에서 SNS의 ‘좋아요’가 보상 학습 시스템처럼 작동한다고 언급했다.
4000명 넘는 SNS 사용자가 올린 게시물 100만 건가량을 분석한 연구팀은 사람들은 게시 타이밍을 조절하며 ‘좋아요’라는 보상을 최대한 받으려는 행동패턴을 보인다고 봤다. SNS 이용은 보상을 예측하고 최적화하는 학습 시스템처럼 작동한다는 이야기다.
결론적으로 SNS의 ‘좋아요’는 단순한 공감 표현에 그치지 않고, 뇌가 보상으로 인식하도록 설계된 사회적 신호로 볼 수 있다. 이것이 반복될 때 행동 패턴 자체를 학습·강화하는 상황도 인식됐다. 이런 이유로 일부 전문가는 SNS ‘좋아요’를 뇌 활동과 행동 패턴을 들여다보는 현대판 스키너 상자로 본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