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줄기세포를 우주에서 제작하는 실험이 최초로 진행된다. 우주 공간에서 줄기세포가 더 쉽게 자란다는 가설을 입증하기 위한 위대한 도전에 학계 관심이 집중됐다.
미국 민간 우주개발 업체 액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와 시더스-시나이병원은 지난달 30일 각 공식 채널을 통해 인간 줄기세포의 효율적 생성을 검증하는 우주 실험을 5월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실험은 그간 학계에 꾸준히 제기된 인간 줄기세포와 우주의 연관성에 대한 가설을 알아보기 위해 마련됐다. 일부 학자들은 인간의 줄기세포가 미세중력의 우주 공간에서 훨씬 더 잘 자란다고 주장해 왔다.
액시엄 스페이스와 병원 측은 국제우주정거장(ISS)을 활용해 인간 줄기세포를 효율적으로 생성할 수 있는지 검증한다. 실험 기간은 약 2년이며, 필요한 물품은 5월 초 ‘액시엄 미션2’를 통해 ISS로 이송한다.
학계는 이번 실험이 인간 줄기세포의 한계를 시험할 좋은 기회라고 반겼다. 우리 몸에는 수정란처럼 여러 가지로 형태를 바꿀 수 있는 줄기세포가 존재한다. 배아가 형성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세포는 분열을 반복하며 성숙하고 분화해 인체의 세포와 기관을 형성한다.
줄기세포는 다양한 세포를 보충하는 방식으로 부상이나 병을 고치는 데 도움을 준다. 백혈병 등 난치병의 경우 특정 줄기세포를 꺼내 이식하는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되고 있다. 줄기세포를 응용하면 사람의 생체 시계를 더디게 만들어 노화를 늦출 것으로 기대된다.
시더스-시나이 병원 관계자는 “현재 줄기세포 치료는 초기 단계이며, 실용적인 치료법이 개발되기까지 많은 장벽을 넘어야 한다”며 “뭣보다 건강한 줄기세포를 대량으로 배양하기 위한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구보다 우주의 미세중력 환경이 줄기세포가 자연스럽게 자라기 좋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우주에서 자라는 줄기세포가 지구의 그것보다 쉽게 생성되고 더욱 건강하다는 가설이 입증된다면 관련 연구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더스-시나이병원은 과거 줄기세포 샘플을 ISS에 보낸 경험이 있다. 다만 ISS 내에서 인공다능성 줄기세포(iPSC)를 제작하는 것은 처음이다. 실험에 참가할 병원 관계자들은 줄기세포가 미세중력에서 성장하는 과정을 관찰하고, 세포가 어떻게 암세포로 변화하는지 다양한 양상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병원 관계자는 “우주에서 줄기세포를 배양·생산하는 실험이 성공하면, 향후 과학과 의학은 물론 산업 분야 응용이 가능하고, 세포의 생산 규모를 확대할 수 있을지 모른다”며 “우주에서 생명의 근간인 줄기세포를 만드는 것은 SF 영화 같지만, 현실이 된다면 인류는 많은 변화를 맞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