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뜩한 마녀재판 이야기 上에서 계속

중세에는 마녀재판에 끌려나온 사람 중 다수가 억지 주장과 거짓 증언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찍히면 죽는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마녀로 지목되는 것 자체가 곧 죽음을 의미했다.

세일럼 마녀재판의 희생자를 묘사한 그림 <사진='세일럼 희생자자(The Salem Martyr) 토마스 슬래터하우스, 1869>

사람들은 마녀재판에서 말도 안 되는 마녀 판별방법을 늘어놓았다. 미국 세일럼 마녀재판 등 수많은 재판에서 사용된 이 방법들은 어떻게든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려는 사악함으로 가득했다.

⑥주기도문 시험
마녀로 고발된 사람들은 주기도문 시험을 받아야 했다. 사람이라면 가끔 말을 더듬게 마련인데 이 시험에 걸린 사람들만큼은 목숨을 걸고 주기도문을 암송해야 했다. 한 자라도 틀리거나 더듬으면 곧장 마녀 판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사람들은 보통 사람도 마녀로 지목했지만 주로 신경쇠약이나 환각증세가 있는 사람들을 노렸다. 이런 사람들이 신부가 빤히 보는 앞에서 주기도문을 정확히 외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⑦신체접촉
중세 마녀재판에서는 신체접촉을 통해 마녀를 판별하기도 했다.

방법은 무척 간단했다. 몹시 괴로워하거나 흥분한 사람의 몸에 마녀가 손만 갖다 대도 조용해진다는 것이었다. 마녀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독기가 사람의 영혼을 순식간에 지배해 이내 순한 양처럼 만든다는 게 중세 사람들의 주장이었다.

마녀로 지목된 여성들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광기어린 증인들의 몸을 만졌다. 당연히 증인들은 미리 입을 맞춘 자들이었기에, 여성들은 가차 없이 마녀로 몰릴 수밖에 없었다.

⑧물고문
마녀재판에 끌려 나온 여성들은 자신이 마녀가 아니라고 강하게 항변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잔인한 고문을 통해 끝내 거짓 자백을 받아냈다.

이 중 악독한 수법 하나가 강물 위에 여성을 매달고 물에 빠져 죽을 것을 강요하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거대한 저울 같은 장치를 만들어 한 쪽에 의자를 달고 여성을 앉혔다. 반대편에는 밧줄이 감겨 있었는데, 사람들은 줄을 당겼다 놨다 하며 여성이 물에 빠져 죽기를 기다렸다. 귀족들은 소시지와 맥주를 즐기며 이 광경을 구경하기도 했다.

⑨돌고문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마녀재판에서는 잔혹한 고문이 행해졌다. 돌로 무자비하게 여성들을 깔아뭉개 죽이는 것도 그 중 하나였다.

사람들은 무죄를 주장하는 여성을 땅에 눕힌 뒤 거대하고 무거운 돌을 그 위에 쌓았다. 엄청난 무게에 짓눌린 여성들은 말할 수 없는 고통에 울부짖었다. 일부 여성은 무게 탓에 입을 열 수조차 없었다. 사람들은 여성이 더 이상 무죄를 주장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마녀로 판결한 뒤 잔인하게 처형했다.

⑩물에 가라앉으면 무죄
마녀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하던 일부 여성은 온몸이 밧줄로 결박된 채 물에 빠져 죽어야 했다.

가장 악명 높았던 이 고문은 팔과 다리가 밧줄에 묶인 채 무거운 돌을 매단 여성을 천천히 강물에 빠뜨리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강바닥에 가라앉으면 무죄”라고 외쳤지만 돌을 매달고 강바닥에 가라앉지 않는 여성은 아무도 없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 고문을 당한 여성들은 대부분 익사했다.

간혹 여성이 산 채로 물 위에 떠오르는 경우도 있었다. 사람들은 여성이 아주 독한 마녀라고 소리 지르며 다른 고문을 통해 끝내 목숨을 빼앗았다. 마녀라고 한 번 찍힌 낙인은 목숨을 내놓을 때까지 집요하게 희생자들을 따라다닌 셈이다. <끝>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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