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발견된 것 가운데 지구와 가장 멀리 떨어진 은하가 포착됐다.
카브리 천문학연구소와 카네기 과학연구소, 스튜어드 천문대, 제네바 천문대, 북경대학교, 도쿄대학교 등 합동 연구팀은 4일 '네이처 아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 저널을 통해 지구와 무려 134억 광년 떨어진 은하 'GN-z11'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우주의 탄생을 의미하는 '빅 뱅(Big Bang)'은 138억 광년 전에 발생했으며, 이때 팽창하며 쏟아져 나온 물질들이 모여 은하를 형성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은하는 항성과 밀집성, 성간 물질, 암흑 물질 등이 중력에 의해 묶인 거대한 천체들의 무리다. 우주에는 태양계를 포함한 우리 은하를 비롯해 1400억~1700억개의 은하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번에 발견된 GN-z11은 빅 뱅 직후인 4억 광년 후 발생한 은하다. 이제까지 발견한 은하 중 가장 오래됐을 뿐더러 우주의 탄생 과정을 짐작할 수 있는 귀중한 사례로 여겨진다.
이런 은하의 존재는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먼 은하에서 방출된 빛은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대신 '도플러 효과(소방차가 관측자에게 다가올 때는 사이렌 소리가 높게 들리지만, 멀어져 갈 때 반대로 소리가 낮게 들리는 현상)'를 통한 '적색 편이(redshift)'를 통해 측정할 수 있다.
이는 특정 천체에서 발생한 빛이 우리에게 도달하는 도중 계속 확장되는 우주를 통과할 때 파장이 점점 길어진다는 원리를 이용한다. 이를 통해 과학자들은 은하의 거리와 우주가 팽창하는 대략적인 속도를 추측한다.

연구팀은 하와이 마우나키아 케크(Keck)I 망원경을 사용, GN-z11의 적색 편이를 측정해 거리를 결정했다. GN-z11은 이미 수년 전부터 허블망원경을 통해 관측됐으나, 허블망원경 조차도 연구팀이 필요한 자외선 방출선을 충분히 감지하지 못해 정확한 거리를 측정하기는 무리였다.
연구팀을 이끈 키시카와 교수는 "우리는 케크I 망원경에 장착된 다중물체분광기(MOSFIR)를 사용했고, 그 결과 과거 보다 100배 개선된 정확도로 거리 추정치를 계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이 은하가 초기 우주 단계에 발생했기 때문에 우주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이해할 단서로 기대를 걸고 있다. 그 가능성은 오는 10월 31일 발사되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ames Webb Space Telescope) 같은 차세대 관측장비에 의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