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몸 속에서 버섯이 자라는 미스터리한 사례가 학계에 보고됐다.

미국 애리조나 크레이튼대학교 의대 소속 의사들은 14일 국제 학술지 'Journal of the Academy of Consultation-Liaison Psychiatry'를 통해 이같은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난해 말 병원 응급실에 실려온 30세 남성에게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남성은 조울증과 마약성 진통제 의존 병력이 있었고 내원 당시에는 처방된 약 복용을 중단하고 LSD와 같은 강력한 마약이나 환각성 버섯에 손을 댔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pixabay>

특히 마약 성분 실로시빈(Psilocybin)을 포함한 환각버섯(Magic Mushroom)을 사용했는데, 버섯을 먹는 대신 혈관에 주입했다. 버섯을 끓여 차를 만든 다음 면봉으로 혼합물을 걸러내고 정맥에 주사하는 방식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황달과 설사, 메스꺼움에 시달렸고 피까지 토했다.

검사 결과 남성은 폐와 신장을 포함한 여러 장기의 기능 상실에 시달리고 있었다. 특히 혈액은 박테리아와 곰팡이에 감염됐는데, 혈액 속 곰팡이는 그가 주사했던 환각버섯과 동일했다. 의사들은 "이는 버섯이 몸 속에서 자라고 있었다는 의미"라고 논문에 기술했다. 

사망 직전까지 몰렸던 남성은 다량의 항진균제와 항생제를 투여받는 등 중환자실에서 8일간 사투를 벌였다. 22일이 지난 뒤에서야 겨우 퇴원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항균제 치료가 필요한 상태다.

사람 몸 속에서 버섯이 발견된 현상은 처음은 아니다. 세인트조셉병원 정신과 커티스 맥나이트 박사는 "이번과 마찬가지로 1985년 30대 남성이 버섯을 주사한 뒤 치료받고 회복되는 등 두 차례의 유사한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환각 버섯은 미국의 일부 주에서 우울증 치료제용으로 조만간 합법화될 예정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상황이 보여주듯 사용법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