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인구가 늘면서 사람 이상의 애정을 쏟는 경우도 흔하다. 생일이나 크리스마스 등 기념일을 챙기는 사람도 늘었다.
영국의 여론조사업체 '원폴(OnePoll)'은 14일 공식 채널을 통해 지난해 반려견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람들이 지출한 돈이 무려 1억 파운드(약 1600억원)을 훌쩍 넘었다고 밝혔다.
2000명의 견주를 상대로 한 이번 설문에서 응답자의 3/4이 강아지용 선물을 준비했다고 답했다. 한 마리당 평균 21.92파운드(약 3만3000원)를 지출했다. 영국에 있는 개가 총 1010만 마리에 달하기 때문에 선물을 받은 개는 737만 마리로 추산된다.
특히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 반려견 선물을 사느라 주인들이 쓴 돈은 1억6200만 파운드(약 2340억원)로 추산됐다. 선물로는 대부분 간식이나 장난감을 선호했다.
엄청난 시장 규모에 대해 원폴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며 애견인이 크게 증가한 점을 이유로 들었다. 사람이 개에게 느끼는 고마움이 전년에 비해 커져 선물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실제로 설문 응답자 중 75%가 반려견과 생활이 상상했던 것보다 많은 도움이 된다고 언급했다.
단순히 선물을 사주는 것만이 아니라 사람처럼 포장지에 정성스럽게 싸 가족과 함께 열어본 견주도 무려 78%였다. 크리스마스 저녁 식사를 반려견과 같은 장소에서 동시에 했다는 응답자도 73%나 됐다.
일부는 사람보다 개를 우선시하는 경우도 있었다. 아이보다 개에게 돈을 더 썼다는 사람이 13%, 사람보다 개와 있는 게 더 낫다고 밝힌 사람이 16%였다.
반려견 행동특성을 연구하는 단체 가이드독스(Guide Dogs)의 연구책임자 헬렌 화이트사이드 박사는 "이번 설문은 영국인이 개를 가족 구성원으로 여긴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크리스마스가 행복해질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고 말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