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한 반사회적 성격'을 가진 사람이 급진적 집단행동과 폭력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폴란드 그단스크대학교 사회심리학자 토마스 베스타 교수 등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 '급진화와 개인차: 급진적 집단 행동에 대한 지지의 예측 인자로서의 탈억제, 대담함 및 비열함(Radicalisation and individual differences: Disinhibition, boldness and meanness as predictors of support for radical collective action)'을 최근 사이언스다이렉트저널에 게재했다.

심리학자들은 학생 877명을 대상으로 ▲국가 ▲우익 단체 ▲좌익 단체를 위해 과격한 행동을 할 수 있는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또 그런 신념을 이루기 위해 어떤 수단을 동원해야 하는지 물었다.

그 결과 '탈억제(disinhibition)'와 '비열함(meanness)'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들이 두드러진 정치적 급진화를 보였다. 이들은 평화적 시위와 같은 비폭력 집단 행동을 지지하는 대신 폭력적인 방법을 선호했다. 

정치적 극단성과 반사회적 성격의 연관성을 입증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탈억제는 충동 억제 능력의 부족을 의미하며, 비열함이란 냉담한 태도를 뜻한다. 이들은 모두 비 임상 정신병적 성격 특성으로 간주된다.

다시 말해 자제력이 부족하거나 냉정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입힐 피해에 대해 고민하지 않기 때문에 극단적인 폭력 행동에 대해 거리낌이 없을 수 있다. 이들에게 급진적인 집단행동은 자신들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개인 성향이 정치적 성향에 따라 다른 결과를 보였다는 사실이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비열한 사람들은 우익이든 좌익이든 급진적 단체 행동을 지지했으나, 탈억제 성향의 학생 중에서는 우익에서만 과격 행동의 지지자가 많았다.

폴란드는 정변이 잦았던 국가 중 하나다. <사진=pixabay>

베스타 교수는 "억제력이 없거나 낮은 수준의 공감과 같은 특성을 보이는 사람들이 정치 집단을 대신해 폭력적인 집단 행동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라며 "이번 결과가 정치성향으로 인해 폭력적인 행동을 한 사람들이 항상 반사회적이거나 탈 억제와 같은 특성을 보인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이번 연구는 가설일 뿐이며 폴란드에 국한된 문제다. 하지만 특정 개인을 폭력, 테러 및 급진적인 집단 행동으로 이끄는 것이 무엇인지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제까지는 개인의 성격을 간과했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개인 성격과 집단 정체화(Group identification)의 연관성 연구는 비교적 최근에 시작됐다. 2019년 발표된 다른 연구에서는 ▲낮은 상상력 ▲낮은 외향성 ▲높은 호감도 등 세 가지 개인적 특성이 극단적 이데올로기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나왔다.

베스타 교수는 "이전에는 그룹 규범이나 공통의 가치만이 강조됐다"며 "개인 성격을 더 잘 이해하면 폭력적인 극단주의가 확산되기 전에 대응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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