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에 자리한 페이즐리 파크(Paisley Park)를 상징하던 흰색 비둘기 디비니티(Divinity)가 최근 노령에 따른 건강 문제로 세상을 더났다. 무려 28년간 산 디비니티는 팝스타 프린스가 생전 애지중지 키운 비둘기다.

페이즐리 파크의 이사 앨런 세이퍼트는 최근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리고 "디비니티는 프린스가 페이즐리 파크에서 키웠던 최초의 비둘기 중 하나"라며 "그간 팬들과 프린스를 연결하는 상징이었다"고 말했다.

디비니티 <사진=페이즐리 파크 공식 인스타그램>

디비니티는 비둘기의 평균 수명 10~15년보다 무려 10년 더 생존했다. 지난 2013년 영국에서 비둘기 한 마리가 24세로 세계 최장수 타이틀을 얻었는데, 그보다 4년을 더 살았다.  

게다가 디비니티는 프린스와 인연으로 더욱 특별한 비둘기였다. 프린스는 생전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를 좋아했고 노래에 비둘기를 넣기도 했다. 1984년 빌보드 1위를 차지한 대표곡 '웬 도브즈 크라이(When Doves Cry)'는 연인의 말다툼을 무의미한 비둘기 울음 소리에 비유했다. 뮤직 비디오에는 실제 비둘기가 등장한다.

프린스는 20세기 후반을 대표하는 위대한 팝 아티스트다. 1979년 데뷔, 2016년 사망할 때까지 30장 이상의 앨범을 발표했고 1억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퍼플 레인'이나 '1999' '키스' 등 숱한 히트곡을 내며 마이클 잭슨으로 부터 '유일한 라이벌'로 지목됐다.

앨버트 매그놀리 감독 영화 '퍼플 레인'의 프린스 <사진=영화 '퍼플 레인' 스틸>

팝과 펑크, 록은 물론 재즈까지 넘나드는 폭넓은 음악성을 과시한 프린스는 작사, 작곡, 프로듀싱에 혼자 50개 이상의 악기를 다뤘다. 그의 천재적 재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다.

이런 이유로 프린스의 저택이자 스튜디오인 페이즐리 파크가 일반에 공개된 뒤 팬들은 디비니티를 보며 그의 히트곡을 떠올렸다. 프린스의 동생 타이카 넬슨은 "저 역시 페이즐리 파크에 처음 왔을 때 '비둘기들은 어디에 있죠'라고 물었다"며 "프린스의 음악을 다시 틀면 비둘기들도 다시 울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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