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유행은 반려동물 붐을 일으켰다. 다만 반려동물이 사람에게 정서적 도움이 된다는 믿음이 정말 사실일까? 이에 대한 과학자들의 새로운 주장이 최근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실렸다.

뉴욕대학교 정신건강 전문의 엘레나 라첸 박사와 웨스트오브스코틀랜드대학교 심리학자 록산나 호킨스 박사는 이제까지 발표된 연구 자료를 근거로 반려동물이 사람 정서에 생각만큼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우선 이들은 반려동물과 정신건강의 이점에 대한 연구가 납득할만한 결과를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반려동물과 함께 하면 주인의 신체활동도 늘며 반려동물에 대한 애착이나 동반자 관계로 인해 정신건강과 웰빙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러나 반대로 반려동물이 일부 사람들의 정신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특히 반려동물에게 강한 집착을 보이는 사람들에게서는 죄책감과 과도한 걱정도 관찰됐다. 

반려동물이 정신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이야기가 진짜인지 실증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pixabay>

라첸 박사는 이런 이유로 반려동물이 사람에 정서적 도움을 주는지 결론 내리기 이르다고 주장했다. 이 주제에 대한 많은 연구는 객관적인 사례 비교보다 설문조사나 인터뷰가 주를 이룬다고 지적했다. 부정적인 결과보다 긍정적인 결과를 유도하는 연구성향도 신뢰성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물론 코로나19는 우리가 반려동물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변화시켰다. 라첸 박사가 코로나19로 영국에서 첫 봉쇄조치가 취해진 직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5926명(반려동물 가족 5323명, 비가족 603명) 중 반려동물과 함께 한 사람의 90%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설문조사를 통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폐쇄조치 이전의 정신건강이 더 나쁜 것으로 알려져 설문조사의 맹점을 드러냈다. 

또한 반려동물이 도움이 된다는 믿음은 반려동물 절도와 관련 폭력사건 등 부정적인 면을 이끌어낸 이유가 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동물병원의 부족, 동물 치료비의 증가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이 늘어난 것은 물론 반려동물에게 일어날 일에 대한 우려 때문에 주인의 건강까지 위협할 가능성도 늘어났다.

코로나 이후 반려동물의 환경변화는 사람들이 인식해야할 문제로 지적된다. <사진=pixabay>

실제 1356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다른 설문에서는 반려동물이 팬더믹 기간 사람들의 의사결정과 의료조치에 영향을 미쳤음이 나타났다. 코로나19에 걸려도 반려동물과 분리를 걱정해 병원을 찾는 것을 주저하거나 포기할 것이라는 답은 충격으로 다가온다.

반려동물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지도 사정에 따라 달랐다.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과 산책거리가 제한되는 경우, 개 주인은 걱정에 빠지는 경우가 흔했다.

팬더믹 이후의 상황도 잠재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사람이 직장이나 학교로 돌아간 뒤 반려동물의 분리불안은 물론 시간 부족으로 반려동물을 남에게 넘기거나 심지어 버리는 행위가 늘어날 수 있다.

록산나 박사는 "반려동물의 소유는 가볍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며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면 먼저 운동이나 명상 같은 대안을 찾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