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바르트 뭉크의 세계적인 명화 '절규(The Scream)'에 숨겨졌던 미스터리가 밝혀졌다.

노르웨이 국립박물관 큐레이터 마이 브릿 굴렝 등 연구팀은 현재 소장 중인 '절규'의 적외선 사진 촬영을 최근 실시한 결과, 오랜 세월 논란이 됐던 글씨체의 주인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절규'의 왼쪽 상단 모서리에는 연필로 쓴 희미한 글씨가 들어가 있다. 이는 그동안 전문가 사이에서 오랜 논란의 대상이었다. 뭉크의 글씨가 맞다는 일부 주장과 반대로 나중에 누군가가 덧붙였다는 주장이 맞섰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 문장은 "미친 사람이 그렸을 뿐이야!"라는 과격한 내용이다.

노르웨이 표현주의 화가 뭉크의 대표작 '절규' <사진=pixabay>

이번 분석 결과 해당 문구는 의심할 여지없이 뭉크의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원들은 스캔을 통해 훨씬 선명해진 글씨가 뭉크의 일기와 편지 등의 필적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노르웨이 국립박물관 그림보존가 티에리 포드는 "현미경을 통해 본 결과 연필선이 페인트 위에 있어, 그림을 그린 뒤에 글씨를 위에 썼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뭉크가 언제, 왜 이런 글을 썼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진 바 없다. 이는 그림이 완성된지 11년 후인 1904년 코펜하겐 전시회 때 덴마크의 미술평론가에 의해 처음으로 언급됐다. 당시 비평가는 다른 사람이 낙서를 해놓았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절규' 속 글씨와 이를 분석하는 연구팀 <사진=노르웨이 국립박물관>

굴렝 등 연구팀은 뭉크가 1893년 노르웨이에서 그림을 전시한 뒤 이 문구를 썼다고 가정했다. 당시 전시회를 찾은 사람들은 '절규'를 호평했지만 비판도 만만찮았다. 당시 헨리크 그로쉬라는 비평가는 "뭉크가 정상적인 두뇌를 가진 진지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혹평했다. 요한 샤펜베르그라는 의대생이 뭉크의 정신 상태가 이상하다고 지적한 사실은 유명한 일화다.

이런 비난은 뭉크에게 상처를 줬을 가능성이 있다. 이후 일기나 편지 속에서 여러 번 그 사건을 언급했다. 또 뭉크는 가족 중 여러 명이 정신병에 시달렸기 때문에 유전 가능성을 매우 우려하고 있었다.

굴렝은 "뭉크가 1895년 또는 그 이후에 샤펜베르그의 말을 듣고 이 글을 썼다는 게 우리가 내린 결론"이라며 "이 글귀는 예술가가 대중의 평가에 얼마나 신경을 쓰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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