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세포에서 배양한 미니 간을 생쥐에 이식하는 실험이 성공했다.
미국 피츠버그대학교 연구팀은 장기이식의 미래를 바꿀지 모를 이번 실험이 의학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사람의 피부에서 채취한 세포를 일명 유도만능줄기세포(iPS)로 변환했다. 보통 인간의 간은 성숙할 때까지 2년이 걸리는데, 인간 피부세포를 역분화한 iPS 덕에 몇 주 안에 미니 간을 만들어냈다.
이렇게 만들어진 미니 간을 실험쥐 다섯 마리에 이식하고 나흘간 관찰한 결과 어느 생쥐의 몸 안에서나 간은 잘 작동했다. 거부반응 역시 발견되지 않았다. 원래 쥐의 간처럼 담즙과 요소를 분비하고 혈청에서는 인간의 간 단백질도 검출됐다.
물론 전혀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모든 실험쥐에서 미니 간이 연결된 부분에 혈전이 관찰됐고 일부는 국부빈혈도 일으켰다. 미니 간을 완벽하게 이식하려면 아직 과제가 남았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이번 실험 결과는 장기기증의 주요 문제점을 해결해줄 대안으로 받아들여진다. 현재 장기이식은 큰 문제점 두 가지를 안고 있다. 우선 장기이식 수요는 늘지만 장기를 제공해 줄 기증자가 만성적으로 부족하다. 기증자를 찾는 사이 상태가 악화하거나 사망하는 환자가 해마다 늘고 있다.
또한 기증을 받더라도 인체 면역계가 외부 침입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려고 이식된 장기를 공격하기 때문에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면역을 억지로 떨어뜨리다 보니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은 물론 매년 찾아오는 독감 등을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
이런 문제점 때문에 의학계는 환자 자신의 세포에서 이식용 장기를 만드는 방법을 연구해 왔다. 이번 실험 결과는 이 같은 학계 노력에 어느 정도 보상이 될 전망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거부반응도 없고 필요할 때 언제든 장기를 만들 수 있다면 더 이상 오랜 시간 남의 장기를 기다릴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