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가장 밝은 천체는 무엇일까. 과학자들은 지구에서 관측할 수 있는 가장 먼 천체로 '퀘이사(Quasar)'를 꼽는다. 퀘이사는 중심에 있는 태양 질량의 10억배나 되는 블랙홀이 주변 물질을 끌어당기며 발생시킨 에너지에 의해 엄청난 빛을 내는 현상이다. 이때 내뿜어지는 방사선의 수치는 가장 밝은 별보다 1조배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천문학자들이 이번에 찾아낸 것은 퀘이사 두 개가 뭉친 '이중(Double) 퀘이사'다. 두 개의 퀘이사는 1만광년 거리에 인접해 충돌을 앞두고 있는데, 이는 태양과 은하수 중심 간의 거리(2만6000광년)보다 훨씬 가깝다.

100억광년 거리의 이중 퀘이사 렌더링 이미지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유럽우주국(ESA)>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유 쉔 교수 등 연구팀은 허블우주망원경을 이용, 지구에서 100억광년 떨어진 더블 퀘이사를 발견했다고 11일 자연천문학 저널을 통해 발표했다. 유 쉔 교수는 "우주에는 퀘이사 1000개마다 이중 퀘이사가 하나 정도 있다고 추정한다"며 "따라서 이중 퀘이사를 찾는 것은 건초 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런 까닭에 처음 퀘이사의 위치를 한정하는 것부터 신중한 검토가 이뤄졌다. 연구팀은 우주에서 별의 형성이 가장 빈발했고 은하 합병이 흔했던 100억년 전을 타깃으로 잡았다. 또 퀘이사의 밝기는 얼마나 많은 물질이 방출되는지에 따라 며칠부터 몇 달 주기로 변동될 수 있기 때문에, 더블 퀘이사는 한 쪽이 밝아지거나 어두워짐에 따라 제자리에서 '떨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가이아 우주관측소와 슬로안 디지털 스카이 서베이(Sloan Digital Sky Survey)의 도움으로 연구팀은 먼 우주에서 흔들리는 퀘이사 몇 개를 목표로 삼은 다음 허블우주망원경으로 확대했다. 그 중 두 개가 이번에 발견된 이중 퀘이사다.

이중 퀘이사의 허블 우주망원경 이미지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유럽우주국(ESA)>

이중 퀘이사를 발견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또 지난달 발표된 다른 연구에 따르면 130억광년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P172+18'가 지금까지 확인된 퀘이사 중 가장 오래됐다.

이중 퀘이사의 발견은 은하의 탄생과 파괴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퀘이사가 성장함에 따라 방사능은 강력한 바람을 만들어 궁극적으로 별을 형성하는 모든 가스를 날려 버릴 수 있다. 이 가스가 사라지면 별의 형성이 끝나고 퀘이사를 수용한 은하계는 쇠퇴하기 시작, 모든 오래된 별이 타서 사라질 때까지 긴 시간을 보내게 된다.

존스홉킨스대학교 나디아 자캄스카 교수는 "퀘이사는 우주의 은하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며 오래된 이중 퀘이사를 찾는 것은 중요하다"며 "이제 은하와 블랙홀이 ​​어떻게 함께 진화하는지에 대한 이론을 검증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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