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곤(Crew Dragon)'이 24일 오후 6시8분(한국시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무사히 도착했다. 23일 오후 6시49분 미국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된 크루 드래곤은 약 23시간 동안 비행한 뒤 ISS에 도킹했다.
이번 비행은 미 항공우주국(NASA)과 스페이스X가 계획한 6번의 유인우주선 프로그램 중 두 번째로, 미션 명은 '크루-2'다.
이번에 사용된 '팔콘9' 추진 로켓은 지난해 11월 크루-1 미션 때 사용됐으며, 유인 캡슐도 지난해 5월 사용됐던 것이다. 크루 드래곤은 ISS를 두 번 방문한 최초의 우주선이 됐다. 이는 스페이스X의 창립자인 일론 머스크가 처음부터 비용 절감을 위해 발사 로켓과 유인 캡슐 등을 재사용하도록 설계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스페이스X는 지난 10여년간 몇 가지 기록과 눈에 띄는 사실들을 남겼다.
우선 2012년에는 '드래곤(Dragon)'이라는 우주선을 처음으로 ISS에 도착시켰다. 드래곤은 화물 운송용 우주선으로, NASA와의 계약에 따라 ISS에 도착한 최초의 민간 우주선으로 남게 됐다.
이후에도 드래곤은 화물 수송을 계속했는데, 우여곡절이 많았다. 첫 비행인 2012년 5월 임무에서는 레이저 거리 측정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고, 이어 10월에는 로켓 엔진에 문제가 생겨 궤도를 조정했다.
2015년 임무 때는 치명적인 폭발이 발생했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 달 동안 임무가 중단됐다. 2016년 임무를 재개했으나 역시 폭발로 인해 2017년까지 임무가 또 연기됐다.
스페이스X는 2016년 NASA와 계약한 상업용 우주회사 3곳 중 하나다. NASA는 스페이스X와 시에라 네바다, 오비탈 ATK 등 3곳에 최대 140억달러(약 15조6500억원)를 배분한다. 다른 ISS 우주선과 달리 스페이스X는 우주비행사들의 혈액이나 소변 샘플과 같은 민감한 화물을 실은 채 지구에 재진입해도 멀쩡하다는 게 장점이다. 생물체를 국제우주정거장에 운반해 실험을 도울 수도 있다.
그리고 스페이스X는 2019년 3월 유인우주선 크루 드래곤의 첫 번째 테스트 임무를 완료했다. 6일간의 테스트 비행 동안 승무원은 탑승하지 않았고 대신 센서가 달린 '리플리'라는 이름의 더미가 우주비행 중 일어나는 일들을 기록했다.
크루 드래곤은 화물 수송을 위한 드래곤 우주선을 유인 탑승용으로 수정한 버전으로 생명유지 시스템과 비상탈출 시스템, 터치 스크린 디스플레이 등을 탑재했으며 최대 7명까지 우주비행사를 태울 수 있다. 그리고 기존 드래곤 화물선은 큰 로봇 팔을 이용해 화물을 옮겼지만, 크루 드래곤은 직접 도킹하는 방식이다.
이어 스페이스X는 2020년 5월 크루 드래곤에 두 명의 NASA 우주인을 태우고 국제우주정거장 도킹에 성공, 우주로 유인 우주선을 보낸 최초의 민간 우주 비행회사가 됐다.
스페이스X의 다음 임무는 10월에 예정된 '크루-3'다. 하지만 알려진대로 그 전인 9월에는 최초의 민간승무원 탑승 임무인 '인스피레이션4(inspiration4)'가 진행될 예정이다. 억만장자 자레드 아이작맨 등 4명을 태우고 우주궤도에서 3일간 임무를 수행하는 내용으로, ISS에는 방문하지 않는다.
한편, 드래곤이라는 우주선 이름은 머스크가 1960년대 미국의 인기 보컬그룹인 피터 폴 앤 메리(Peter, Paul and Mary)의 히트곡 'Puff, the Magic Dragon'에서 딴 이름이다. 현실에서는 이뤄지지 않을 판타지를 노래한 가사처럼 자신의 우주 사업도 처음에는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고 머스크는 밝혔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