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특정 신경세포를 빛으로 자극한 결과 우정이 싹트고 사회적 관계성이 깊어진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연구팀은 광유전학 기술을 이용, 뇌를 자극하면 없던 우정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실험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광유전학(optogenetics)은 빛(opto)을 통해 유전적 변화(genetics)를 이룬다는 의미의 합성어다. 빛에 의해 개폐가 조절되는 이온 채널을 세포나 생물체에 임의로 발현해 세포 및 조직 움직임을 조절하는 기술이다.

실험에 사용된 LED 광디바이스 <사진=노스웨스턴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특히 이 기술은 빛으로 특정 부위를 비춰 마치 스위치를 켜고 끄듯 뇌 신경세포를 활성화 및 비활성화할 수 있다. 이를 응용하면 동물의 신경세포가 어떤 작용을 하는지 살펴볼 수 있고, 각종 치료에도 응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LED 광디바이스를 사용해 쥐의 뇌 속 신경세포 활동을 조절할 수 있는지 실험에 나섰다. 보통 광유전학 기기는 광섬유로 빛을 쏘는데, 이를 사용하면 동물 시각에 영향을 주므로 LED 광디바이스를 사용했다. 이 장치는 무선으로 전기신호를 빛 신호로 바꿔준다. 

준비된 LED 광디바이스는 파란색과 빨간색, 녹색, 노란색 등 네 가지 색을 발광한다. 이를 쥐의 뇌에 연결하면 동시에 네 가지 신경회로를 조작할 수 있다.

원수지간인 톰과 제리 <사진=영화 '톰과 제리' 스틸>

연구팀은 LED 광디바이스의 왼쪽 끝을 쥐의 전두전피질에, 오른쪽 끝을 쥐의 등에 연결했다. 이후 같은 빛 신호로 자극을 줘 두 마리 이상의 쥐를 동기화하자 사회적 협력을 나타내는 뚜렷한 움직임이 감지됐다. 뇌의 전두전피질은 의사 결정 등 복잡한 심리행동을 관장한다.

한 관계자는 “2, 3마리의 쥐를 모아 일제히 같은 빛 신호를 보내면 순식간에 동기화(싱크로)된다"며 "쥐들이 서로 털을 골라주거나 냄새를 맡는 빈도가 높아졌는데, 이는 빛으로 뇌 특정 부위를 자극해 우정을 키우고 협력관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향후 신경과학 분야에서 폭넓게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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