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당 연기가 가장 재밌다. 그냥 체질이다.”

영화 ‘크루엘라’에서 냉정하고 미스터리한 캐릭터 보리스를 연기한 마크 스트롱(58)이 악역 예찬론을 펼쳤다.

마크 스트롱은 최근 시네마블렌드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연기 인생을 만개하게 해준 건 악역이며, 스스로도 악당 연기가 제일 신난다고 이야기했다.

인터뷰에서 마크 스트롱은 “모든 배우가 저 같지는 않겠지만 악역을 맡는 게 소름 끼칠 정도로 즐겁다”며 “악역은 여러 장점이 있는데, ‘사실은 안 그럴 거야’란 관객 상상을 유도하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소개했다.

마크 스트롱 <사진=BBC '롱 펌' 공식 스틸>

그는 “이런 관객의 배려 덕에 악역은 픽션이라는 공간 속에서 온갖 못된 짓을 저질러도 된다”며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크루엘라’처럼 악역이 선역보다 화려한 의상을 걸치고 멋진 대사를 날리기도 한다”고 자랑했다.

마크 스트롱은 “지금껏 많은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보람 있고 흥미로운 캐릭터는 대개 악역이더라”며 “제가 볼 때 악역이 선역보다 캐릭터 자체가 더 입체적인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다.

이탈리아계 영국 배우 마크 스트롱은 1991년 TV 드라마로 데뷔한 이래 커리어 초반 선한 역할이나 단역을 맡았다. 그러다 선 굵은 인상이 서서히 어필하면서 악역으로 꽃을 피웠다.

그를 빌런 전문 배우로 각인해 준 작품은 2004년 BBC 드라마 ‘롱 펌(The Long Firm)’이다. 1960년대 갱단 보스 해리 스탁스로 변신한 그는 말끔한 외모 속에 감춘 잔혹하고 추악한 본성을 마음껏 드러냈다.

닥터 시바나로 변신한 마크 스트롱(왼쪽) <사진=영화 '샤잠!' 스틸>

마크 스트롱이 하도 악역을 잘 소화하다 보니 ‘킹스맨’(2015) 출연 당시 일부 팬들은 ‘언젠가는 뒤통수를 치겠지’라며 끝까지 의심했다. ‘그린랜턴’ 이후 8년 만에 출연한 2019년 DC코믹스 원작 영화 ‘샤잠!’에서는 광기의 천재 과학자 닥터 시바나로 호평받았다.

악역 도전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도 있다. 마크 스트롱은 피어스 브로스넌(69)이 본드를 연기하던 1990년대 ‘007’ 시리즈 악역 오디션을 신청했다. 잘되기를 바라며 절친한 배우 다니엘 크레이그(53)와 술을 마셨는데, 주량을 훨씬 넘기는 바람에 다음날 오디션을 망치고 말았다. 이 사실은 최근 인터뷰를 가진 다니엘 크레이그가 직접 밝혔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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