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맞추고 살기 싫어 일본 못 간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일본 출신 기상학자 마나베 슈쿠로(90)가 일본에 돌아가고 싶지 않은 이유를 솔직하게 밝혔다.
마나베 슈쿠로는 노벨상 수상이 확정된 뒤 미국 프린스턴대학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에 돌아가지 않는 이유에 대해 “주변에 동조하며 살 능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일본 에히메 출신인 마나베 슈쿠로는 1958년 도미, 지구온난화를 예측하는 다양한 연구에 매달렸다. 프린스턴대학교가 자리한 뉴저지에 거주하는 그는 미국 국적자다.
마나베 슈쿠로는 “일본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는 건 아주 감사한 일”이라면서도 “일본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일본 사회는 연구원이든 회사원이든 다들 주변에 동조하며 살아야 하는데 저는 그럴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그의 생각은 적잖은 일본인들에 울림을 줬다. 일본 국적을 포기한 마나베 슈쿠로의 노벨상 수상에 현지에서는 유능한 학자가 왜 조국을 포기했는지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마나베의 말대로 한 사람이 실적을 내면 다른 사람들이 이를 받쳐주기 위해 희생하는 일본 특유의 구조가 문제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마나베 슈쿠로는 도미 직후인 1960년대 지구 대기의 물리적 모델을 만들어 주목받았다. 이를 활용해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는 다양한 요인을 제시해 왔으며 기후변화를 예방할 현실적 대안을 연구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마나베 슈쿠로를 비롯해 클라우스 하셀만(90) 독일 막스플랑크 기상학연구소 교수, 조르지오 파리시(74) 이탈리아 라사피엔자대학교 교수 등 3명이 수상한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