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애자로 설정이 변경된 DC코믹스 히어로 슈퍼맨이 새로운 모토를 내세웠다.
DC코믹스는 최근 열린 온라인 이벤트 DC팬돔을 통해 슈퍼맨의 새 모토가 진실과 정의, 더 나은 내일(Truth, Justice and A Better)로 변경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금까지 슈퍼맨은 ‘진실과 정의, 아메리칸 웨이(Truth, justice, and the American way)’를 캐치프레이즈로 사용했다.
슈퍼맨은 국제 커밍아웃 데이인 지난 11일 DC코믹스를 통해 바이섹슈얼 성향이 공식 발표된 바 있다. 새로운 모토는 이를 적극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DC코믹스의 수석 크리에이티브 오피서 짐 리는 그간 이성과 로맨스만 그려졌던 슈퍼맨이 다음 달 출간되는 새 만화부터 동성 친구들과도 교제할 것을 언급했다. 짐 리는 “DC 세계관 전체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를 더 잘 반영하기 위한 조치”라며 “80년 이상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온 슈퍼맨의 찬란한 유산을 기리기 위해 그의 모토 역시 진화했다”고 언급했다.
DC코믹스가 정한 슈퍼맨의 새로운 모토는 클라크 켄트 및 슈퍼맨의 메인 스토리는 물론 이 캐릭터가 출연하는 다른 만화나 TV시리즈, 게임, 영화 등 모든 미디어에 적용된다.
80년간 사용된 슈퍼맨의 클래식 모토는 애국심을 고취하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방송한 ‘맨 오브 스틸’의 라디오 프로그램 오프닝 때 처음 사용됐다. DC는 이 모토가 바뀐 시대상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팬들의 반응은 슈퍼맨의 바이섹슈얼 설정이 발표될 당시처럼 극명하게 갈렸다. 성소수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모토라고 반기는 목소리 한편에는 DC코믹스 대표 히어로 슈퍼맨의 성 정체성을 흔드는 정확한 이유를 대라는 볼멘소리도 만만찮다.
한 팬은 “80년 전 모토가 맞지 않아 바꾸는 건 적극 찬성”이라면서도 “바이섹슈얼이 모든 사람들의 가치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비판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