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NHK의 연말 가요대전 ‘홍백가합전’이 전통의 남녀 팀 대결 체제를 폐지한다는 소문이 확산됐다. ‘LGBTQ(성소수자)’를 존중하는 세계적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라는 평가 한편에는 역차별 주장도 만만찮다.

12일 슈칸죠세프라임에 따르면 오는 12월 31일 방송할 NHK의 ‘홍백가합전’은 전통적인 남녀 팀 대결 시스템 자체를 폐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NHK 관계자는 “내부 방침에 따라 이미 올해부터 사회자를 홍조(홍팀), 백조(백팀)로 나누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며 “LGBTQ를 존중하는 관점에서 팀을 성별로 나누는 것은 시대 흐름에 맞지 않다는 게 내부 의견”이라고 전했다.

1951년 편성돼 올해 72회를 맞는 NHK ‘홍백가합전’은 그간 여성 가수들로 구성된 홍팀과 남성 가수들의 백팀의 성별 대항전 형식을 고수해 왔다. 사회자 역시 각 팀을 대표하는 남성 및 여성 유명 인사가 기용됐다.

지난해까지 남성의 백조와 여성의 홍조로 대결을 펼친 '홍백가합전' <사진=NHK>

‘홍백가합전’이 올해부터 성소수자를 배려한다는 예상은 이미 나온 바 있다. 일단 사회자로 뽑힌 배우 오오이즈미 요(48)와 카와구치 하루나(26)는 어떤 팀도 대표하지 않는 공동 사회자다. NHK가 올해 방송 테마를 ‘컬러풀(Colorful)’로 정한 점 역시 팀 대항 폐지설을 뒷받침한다. 

실제로 ‘홍백가합전’ 전통의 남녀 대결 구도가 사라질 경우 쟈니스와 노기자카46이 같은 팀을 꾸려 출전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에 대해 일부 시청자는 LGBTQ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 결과라는 호평을 내놨지만 오랜 전통을 깨는 건 다수의 시청자에 대한 역차별이란 불만도 상당하다.

한 시청자는 “70년 넘게 이어져온 전통을 성소수자를 존중한답시고 한순간에 바꾸는 것은 시청자를 우습게 보는 것”이라며 “어떤 설문조사도 없이 방송사가 이런 결정을 내리는 것은 명백한 역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결정이 진정한 성소수자 존중인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시청자는 “남녀가 팀을 나눠 실력을 겨루는 걸 왜 성차별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며 “성에 따른 구분을 무조건 없애는 게 과연 성소수자 존중인지 묻고 싶다”고 아쉬워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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